문화(文化); 책과 생각; 건강 1310

내 권리와 상대방 권리 [박완규]

내 권리와 상대방 권리 옛사랑은 생각만 해도 애틋하지요. 그런데 옛사랑에 대한 아픔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옛사랑이 잘 살면 배가 아프고, 옛사랑이 못 살면 마음이 아프고, 옛사랑이 같이 살자고 하면 머리가 아프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하지 못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그것은 상대방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것과 그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랍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뭔가를 부탁할 때 혹시 폐가 되지 않을까, 그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부탁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는 것이 우리의 마음입니다. 첫사랑도 그렇고 짝사랑도 그랬습니다. 고백도 못해보고, 대시도 못해보고 혼자서 가슴앓이만 하다가 끝나버린 수많은 옛사랑들을 우리는 지금도 아쉬워합니다. 말이라도 해볼 걸,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살면서 자주 하는 후회 [박완규]

살면서 자주 하는 후회 제가 살면서 자주 하는 후회 중에 하나는 “내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도 됐었는데….”하는 후회입니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사실 별 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크게 화를 내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성급한 결정으로 일을 되돌릴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든 경우가 제법 많았기 때문입니다. 엊그제는 사소한 말다툼 도중에 아내 되는 사람이 “그럼 우리 이혼할까?” 이 말 한 마디를 했다가 정말로 이혼을 해버린 부부를 만났습니다. 그렇게 이혼을 하고 부부는 2년을 따로 살다가 최근에 아내가 2년 전에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정중히 사과를 하고 다시 재결합을 한 부부였습니다. 부부가 애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남자가 바람을 피웠거나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니었는데 홧김에 한 말 ..

[기고] 교육 혁신, 이제야말로 / 김영철

[기고] 교육 혁신, 이제야말로 / 김영철 등록 :2020-07-26 17:39수정 :2020-07-26 19:05 김영철 ㅣ 공주교대 영어교육과 교수 를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구독하고 있는 독자로서 최근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김누리 교수, 최성수 교수, 김종영 교수의 글을 읽고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최근까지 김누리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고, 더 나아가 우리 국민의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 교육이 독일 교육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지만 대학통합네트워크, 무상교육, 고교평준화, 대학입시 자격화 등은 이제 우리도 생각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먼저 대학통합네트워크가 실시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대학 서열화로 고착되어 있는 계층 구조가 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

[세상읽기] 동정도 숭배도 없이 존엄하게 [헬렌 켈러:장애를 극복한 인간 승리의 화신] / 조형근

[세상읽기] 동정도 숭배도 없이 존엄하게 / 조형근 등록 :2020-07-26 16:33수정 :2020-07-27 12:17 조형근 ㅣ 사회학자 1912년 9월21일 에 ‘경멸스러운 붉은 깃발’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깃발은 자유다. 하지만 혐오스럽다. 그것은 전세계에서 무법과 무정부의 상징이며, 올바른 시민들에게서 경멸받는다.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은… 무법의 상징을 든 탓에 존중받고 공감받을 모든 권리를 상실한다. 붉은 깃발은 이 나라를 세운 원칙들을 파렴치하게 무시한다.” 같은 해 11월3일 이 반박 기사를 실었다. “나는 어떤 색깔의 천 조각도 숭배하지 않는다. 하지만 붉은 깃발과 그것이 나와 다른 사회주의자에게 상징하는 바를 사랑한다. 내 서재에는 붉은 깃발이 걸려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붉은 깃..

내 인생의 성적표 [박완규]

내 인생의 성적표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인맥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인맥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내가 뭔가 아쉬운 일이 있을 때 부탁할 수 있는 사람'정도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인맥 만들기는 나중에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을 평소에 열심히 관리한다는 다소 부정적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비교적 두터운 인간관계를 맺고 사는 저는 나름 인맥이 두터운 편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해 보니 인맥이라는 그 의미가 모두 맞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요즘은 직위가 높다고 해서 그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은 세상입니다. 지금은 어두운 시절이 아니고 세상이 그만큼 맑고 투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누구? 인재는 직선으로 크지 않아요

일 잘하는 사람은 누구? 인재는 직선으로 크지 않아요 등록 :2020-07-25 19:14수정 :2020-07-25 19:19 [토요판] 이병남의 보내지 못한 이메일 ⑦ 성장하는 직장인의 공통점 빙빙 돌며 올라가는 나선형 위에서 보면 제자리 같지만 옆에서 보면 성장하는 중 야심이나 직급과 상관없이 자연스러운 주인의식 밴 이들 성장곡선 더 길게 그리더라 성과는 개인과 회사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회사나 상사는 정기적인 평가와 피드백, 코칭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개인에게 성장하고 있음을 일깨워주고 자극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Q. “10년차 회사원입니다. 입사하고 몇년 동안은 일 잘한다는 칭찬도 들었는데, 돌아보면 탁월한 성과는 내지 못했습니다. 그사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동기들은 회사..

“자본주의적 생산 그 자체가 전염병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그 자체가 전염병이다” 등록 :2020-07-24 05:01수정 :2020-07-24 21:21 진화생물학자 롭 월러스의 감염병과 거대 농축산업 연결고리 분석 사람·동물·생태계·사회경제학 맥락까지 살피는 ‘구조적 원헬스’ 제안 팬데믹의 현재적 기원: 거대 농축산업과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지정학 롭 월러스 지음, 구정은·이지선 옮김/너머북스·2만4000원 “질병을 넘어서는 시각을 가져야 질병을 제대로 볼 수 있다.” 팬데믹 전문가인 진화생물학자 롭 월러스의 은 감염병 방역과 예방을 넘어서 이제는 더욱 근본적이고 통합적인 산업과 환경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2016년 미국에서 나온 이 책의 원제는 (Big Farms Make Big Flu)로, 한국어판에는 지난 3월 미국의 진보적 사..

‘오이디푸스 왕’에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없다

‘오이디푸스 왕’에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없다 등록 :2020-07-24 05:01수정 :2020-07-24 21:23 [책&생각] 정여울의 문학이 필요한 시간 (19) 오이디푸스는 그런 사람이 아니랍니다 ‘콤플렉스·저주·불행’으로만 기억되는 비극의 주인공 죽음으로 진실 은폐하지 않고 대면한 용기있는 인물 오이디푸스는 죽음 대신 살아서 비극의 의미를 매일매일 헤아리는 길을 택했으나 그의 곁에는 딸이자 누이동생인 안티고네가 함께했다. 사진은 샤를 잘라베르가 그린 (1842). 시시각각 다가오는 불행을 피할 길이 전혀 없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불행의 내용도 정확히 알고, 불행의 대가도 정확히 아는데도, 그것을 전혀 피할 방도가 없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은 바로 그런 치명적..

고통을 뛰어넘는 자만이 다다를 수 있는 눈부신 운명으로

고통을 뛰어넘는 자만이 다다를 수 있는 눈부신 운명으로 등록 :2020-07-03 06:00수정 :2020-07-03 10:53 프로메테우스, 참기 힘든 고통의 기준점 아무에게도 길 물을 수 없을 때가 신화와 만나는 순간 ‘정보’ 아닌 ‘이야기’로 품어야 신화는 삶으로 침투한다 (18) 너의 고통이 나를 깨우칠 때 [책&생각] 정여울의 문학이 필요한 시간 네덜란드 화가 디르크 판바뷔런의 작품 (1623). 고통이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말을 거는 인물이 있다. 그는 바로 프로메테우스다. ‘이 이상은 못 견디겠다’ 싶을 때, 프로메테우스는 내게 다가와 말을 건다. 넌 아직 더 갈 수 있어. 네가 꿈꾸는 곳으로 가려면, 아직 멀었어. 하지만 참 많이, 참 멀리, 네 힘으로 걸어왔구나. 조금만 더 힘을 ..

일상에서의 승리(걷기운동 예찬)[박완규]

일상에서의 승리 어제는 인생에서 승리자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그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 생각에 그것은 날마다 우리 일상에서 작은 승리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것이 거창한 계획을 세워놓고 그 무게감에 힘들어 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저는 날마다 이기는 선택을 하고 날마다 이기는 경험들을 축적해 가고 있습니다. 하루에 3만보 걷기를 시작했다가 지금은 하루에 2만보 정도를 꾸준히 걷기 시작한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습니다. 많이 걷다 보니 너무 무리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시간 나는 대로, 하지만 부지런하고 꾸준히 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그것도 저에게는 작은 승리입니다. 과거에는 엄두도 내지 못한 일이었는데 이제는 일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