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文化); 책과 생각; 건강 1310

‘구름빵’ 백희나, 아동문학의 노벨상 받았다

‘구름빵’ 백희나, 아동문학의 노벨상 받았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 “독창적 기법·예술적 해법 겸비” 입력 : 2020-04-02 04:06 그림책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49·사진) 작가가 아동문학계 최고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심사위원회는 31일(현지시간)는 백 작가의 수상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작품은 독창적인 기법과 예술적인 해법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스웨덴 정부가 ‘삐삐 롱스타킹’으로 유명한 자국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을 기리기 위해 2002년 만든 상이다. 상금은 500만 크로나(약 6억원)이며, 올해 심사엔 67개국 240명이 후보에 올랐다. 이화..

식민지 오스트레일리아의 ‘로빈 후드’

식민지 오스트레일리아의 ‘로빈 후드’ 등록 :2020-03-06 06:01수정 :2020-03-06 10:04 켈리 갱의 진짜 이야기피터 케리 지음, 민승남 옮김/문학동네·1만6500원 오스트레일리아 소설가 피터 케리의 소설 (2000)는 그에게 두 번째 부커상을 안긴 작품이다. 이 소설은 영국 식민 시절 오스트레일리아의 ‘산적’ 네드 켈리(1854~1880)의 실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재구성했다. 2000년 부커상 수상 당시, 영화 의 원작이 되는 이언 매큐언의 소설 를 따돌린 것으로 더 유명해졌다.네드 켈리는 부유한 영국 출신 목장주의 가축을 약탈하고 정부 소유 은행을 털어 도피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가난한 식민지 농부들에게 돈을 나눠 주는 로빈 후드 같은 면모로 민중의 지지를 얻었다. 수백명의 경찰과..

나는 자연인이다 [박완규]

나는 자연인이다 저희 집에는 아들이 6형제나 있는데 그 중에 저는 다섯째 아들입니다. 장남인 큰형께서는 지금 미국에 계시고 둘째형은 여수에 사십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둘째 형이 장남처럼 일찍 중동의 사막에 나가 돈을 벌어서 어린 동생들을 가르치고 키워주셨습니다. 그렇다 보니 동생들에게는 이 분이 아버지와 같은 분입니다. 그런데 이 형이 지금 여수 서시장에서 형수님과 함께 '소문난 칼국수'라는 작은 분식집을 하고 있습니다. 테이블은 3개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집이 대한민국에서 팥죽을 가장 맛있게 만드는 죽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둘째 형수님도 참 고마운 분입니다.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어린 시동생들 챙겨 가며 억척같이 집안을 지켜주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생들은 어떤 ..

[최재봉의 문학으로] 코로나 시대의 문학

[최재봉의 문학으로] 코로나 시대의 문학 등록 :2020-03-26 18:22수정 :2020-03-27 02:41 최재봉 ㅣ 책지성팀 선임기자 코로나19가 일상을 장악하면서 알베르 카뮈의 소설 판매가 급증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여러 논자들의 칼럼에서도 즐겨 인용되곤 한다. 1947년에 처음 발표된 이 소설 속 상황이 그만큼 이번 사태와 유사하고 그로부터 우리가 얻을 교훈도 여전하다는 뜻이겠다. 문학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된다.는 알제리의 도시 오랑에 페스트(흑사병)가 번지면서 도시가 폐쇄된 가운데 이 질병에 맞서 싸우는 인간 군상의 이모저모를 그린 소설이다. 특히 의사 리외를 비롯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감동적이다. 그런데 리외가 의사이면서 동시에 이 소설의 화자라는 사실에는 충분한 주의가 기울..

팡테옹, “위대한 인물들에게 감사” 표하는 프랑스식 방법

팡테옹, “위대한 인물들에게 감사” 표하는 프랑스식 방법 등록 :2020-03-21 09:36수정 :2020-03-21 09:45 [토요판] 주명철의 프랑스 역사산책 ⑤ 생트 준비에브 언덕의 팡테옹 루이 15세가 중병 나은 뒤 파리 수호성인 생트 준비에브 기리려고 개축한 교회 건물 프랑스 혁명기인 1791년에 ‘국가유공자의 묘’로 사용 200년 동안 78명만 안장돼 자격 미달 확인되면 퇴장 파리의 팡테옹은 루이 15세가 파리의 수호성인인 생트 준비에브를 기리기 위해 1764년 머릿돌을 놓았던 교회 건물이었다. 프랑스 혁명기에 완공됐던 ‘생트 준비에브 교회’에 대해 제헌의회는 1791년 ‘팡테옹 프랑세’로 명명하고 국가유공자를 위한 곳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200년 동안 이곳에는 78명이 안장됐다..

문 닫은 철학과 출신 철학자, ‘철학의 쓸모’를 생각하다 [유대칠]

문 닫은 철학과 출신 철학자, ‘철학의 쓸모’를 생각하다 등록 :2020-03-06 05:00수정 :2020-03-06 09:51 서양철학자 유대칠의 ‘대한민국철학사’…‘더불어있음’의 사유 선봬 권정생 윤동주 문익환 등 ‘나’를 ‘우리’ 만든 철학자의 역사 재구성 박사학위를 준비하다 학과가 없어지는 경험을 한 철학자 유대칠은 스스로를 “쓸모없다 버려진 ‘열심’이었다”고 표현했다. 쓸모없다 버려진 ‘열심’은 철학의 쓸모를 생각했고 그 결과물이 다. 2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 사옥.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대한민국철학사유대칠 지음/이상북스·3만2000원 철학자 유대칠의 는 두 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첫째는 함석헌, 류영모, 문익환, 장일순, 권정생, 그리고 윤동주 등 재야 사상가..

“역사의 판단에 맡겨? 역사가 쓰레기통이냐?”[역사학자 이이화] / 이진순의 열림

“역사의 판단에 맡겨? 역사가 쓰레기통이냐?” 등록 :2015-11-20 20:12수정 :2015-12-22 14:33 지난 9일 경기 파주 탄현면 헤이리마을 자택에서 만난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 100권이 넘는 역사책을 저술한 그는 대통령과 여당,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해 “없는 논리를 만들어내는, 정치적 목적의 ‘공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이진순의 열림 역사학자 이이화 “입맛대로 다져진 역사책을 보고 싶지 않아요.”“사실과 다른 답을 적게 하지 마세요.”“대통령이 교과서를 바꾸면 국민은 대통령을 바꿉니다.” 아이들은 진지했다. 울먹임에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떨구는 아이도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교복 차림의 중고생들이..

“민족사의 모든 반동 결딴낸 사학계 녹두장군이셨죠”

“민족사의 모든 반동 결딴낸 사학계 녹두장군이셨죠” 등록 :2020-03-19 14:21수정 :2020-03-20 02:04 상아탑 갇힌 민족사 해방해 살아 숨 쉬는 역사로 바꾸고 역사에 흥미 불어넣으셨죠 유머와 맥주 사랑한 선생님 가시는 곳에서 녹두장군과 신선주 드시며 편하게 쉬세요 [가신이의 발자취] 이이화 선생을 떠나보내며 지난 18일 별세한 고 이이화 선생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됐다. 발인은 21일 오전 10시 서울대병원에서 열린다. 사진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한국 민족사학계의 녹두장군 이이화 선생님, 이렇게 기어이 우주의 섭리에 순종하시는 겁니까. 문병을 극구 사양하면서 병원도 알려주지 않으시더니 이렇게 속절없이 떠나시는 겁니까. 가벼운 수술이니 2~3주 뒤에..

문학이라는 몹쓸 질병에 걸린 사람들

문학이라는 몹쓸 질병에 걸린 사람들 등록 :2020-03-13 06:00수정 :2020-03-13 10:52 [책&생각] 정여울의 문학이 필요한 시간 ⑬ 문학이란, 당신을 향한 끝없는 편지 펜대 하나로 무거운 세상 전체 들어올리는 느낌 받는 작가들 얼마나 많을까 고통받는 사람들은 피해자 아닌 ‘이야기를 하는 사람’ 되어 귀환해야 한다 편지를 쓰고, 편지를 받는 여인들의 모습을 많이 그린 페르메이르의 작품, (1670~1671). 당신에게선 여전히 답장이 없네요. 하긴, 기대한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무릇 답장은 절대로 오지 않아야 제맛이라고, 나 자신을 타이르며 오늘도 하루를 견뎌냈습니다. 요즘은 하루하루를 살아낸다기보다는 견디고 있습니다. 누가 나를 찌르지도 않는데, 누가 나를 상처 입히지도 않는데, 이..

“사랑하라, 더 큰 계명은 없느니라”…‘도올의 예수전’

“사랑하라, 더 큰 계명은 없느니라”…‘도올의 예수전’ 등록 :2020-03-13 05:00수정 :2020-03-13 11:25 신학 논쟁 벌여온 도올 김용옥이 마가복음 중심으로 쓴 1인칭 ‘예수전’ 종교 권위와 세속적 욕망 속 ‘고독한 예수’ 드러내고 민중 속 얼굴 복원 에서 도올은 첫 복음서인 마가복음의 전개를 따르면서도 당시의 욕망을 걸러내고 사람 예수의 얼굴을 드러낸다. 사진은 지난해 8월2일 서울 종로구 통나무출판사에서 와 인터뷰하는 도올 김용옥.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나는 예수입니다: 도올의 예수전김용옥 지음/통나무·1만6000원 “나는 예수입니다.” ‘도올 김용옥의 예수전’은 이렇게 시작한다. 일인칭 시점의 이 문장은 책의 제목이자 고갱이다. 김용옥은 변방 갈릴리의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