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욕심 앞에서... [박완규]
사소한 욕심 앞에서...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 원주민들은 곡식과 음식 창고를 약탈해 가는 야생 원숭이들 때문에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이 원숭이들을 잡는 독창적인 방법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원주민들은 빈 코코넛 껍질에 원숭이 손이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구멍을 냅니다. 그리고 코코넛 안에는 쌀을 집어넣고 그 코코넛을 땅에 단단히 묶어 둡니다. 그러면 잠시 후에 원숭이들이 쌀 냄새를 맡고 몰려와서 이 코코넛 안에 있는 쌀을 집기 위해 손을 집어넣습니다.
그때 원주민들은 원숭이를 향해 일제히 고함을 지르면서 뛰어나옵니다. 그러면 원숭이들은 도망을 가기 위해 코코넛 껍질에서 손을 빼야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원숭이들은 코코넛 껍질에서 손을 빼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원숭이들이 도망을 가기 위해서는 코코넛 껍질 안에 있는 쌀을 쥔 주먹을 펴야 하는데, 손에 쥔 쌀 욕심 때문에 끝까지 손을 펴지 못해서 결국 원주민들에게 잡혀 죽임을 당한다고 합니다.
살다보면 우리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때가 제법 많습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이나 욕심을 내려놓지 못해서 더 큰 손해를 볼 때가 제법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손해도 손해이지만 소중한 사람에게 속을 빼앗기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욕심 가득한 속을 알게 되면 참으로 슬픈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동안 그 사람에게 갖고 있었던 신뢰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경험도 하게 됩니다.
‘저 사람이 내 앞에서 욕심을 부리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우리는 상대에게 드러내 놓고 싫은 내색이나 표현은 하지 않지만 조금씩 애정을 거두고, 조금씩 그 사람에 대해서 조심하게 됩니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에게 속을 빼앗기며 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안 그러겠다고 다짐은 하지만 앞으로도 알게 모르게 속을 빼앗기며 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쌀 한 줌에 우리의 명예까지 팔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문득문득 누군가 앞에서 내 것을 더 챙기고 싶은 유혹이 들 때면 보르네오에 사는 그 원숭이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최고로 멋진 날 되시기 바랍니다.
박완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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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진은
박곡희 작가님이
작년에 여수 영취산에 올라서 담아온
진달래밭 사진입니다.
세상은 어지러워도
봄꽃은 어김없이 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