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2시경에 잠이 깨어 유튜브를 열었더니 하용조 목사의 설교가 눈에 들어왔다. 2004년 목사님들의 모임에서 전한 설교로 제목이 "사도행전적 교회"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듣다 큰 은혜를 받았다. 듣고 난 후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목사가 목사의 설교를 듣고 은혜 받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하용조 목사의 진솔한 영성으로 전하는 설교여서 내 마음속 깊이 파고드는 설교였다.
나는 설교하는 사람이어서 다른 설교자들의 설교를 들을 기회가 드문 터였는데 하용조 목사의 설교를 유튜브로 듣고는 나 자신을 다시 살피는 기회가 되었다. 옥한음 목사도 그러하지만 하용조 목사는 참으로 아까운 인재가 너무 이른 나이에 하늘나라로 옮겨갔다. 옥목사님도 하용조 목사도 영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한국교회 후배 목사들의 사표가 될 수 있는 인재들인데 너무 이른 나이에 떠났다.
아마 하늘나라에도 그런 좋은 일꾼들이 필요하여서 스카우트하여 간 것일까? 한국교회에 큰 도움이 될 큰 인물들은 먼저 가고 나 같은 시원찮은 목사들은 오래 살고 있으니 한국교회 전체에 별 도움이 못되는 듯하여 고개가 숙여진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하목사의 설교를 4번째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하목사의 설교는 하목사가 간암으로 5번째 수술을 하고 난 직후에 전한 설교였다.
하목사는 설교 중에 강조하기를 5번에 걸친 간암 수술 중에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였다고 언급하며 기도는 관념이 아니라 실제이다, 그리고 자신이 약할 때에 예수님이 강하심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노라 하였다. 하목사는 장로회 신학대학 2년 후배로 내가 13개월 옥살이하는 동안에 나의 목회지인 청계천 빈민촌에 매주 한 차례씩 와서 도와주었다.
그러기를 내가 출옥할 때까지 꾸준히 도와주었다. 몸이 망가질 정도로 바빴던 사람이 매주 빈민촌으로 와서 도와준 그 공로를 한 번도 고맙다는 인사를 못한 것이 지금 새롭게 아쉬워진다. 이제는 천국에 가서나 그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자랑스런 후배 하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내가 새삼스레 다짐하는 바가 있다. 이제부터나마 좀 더 진실하여지고, 좀 더 영적인 목사가 되고, 좀 더 성령님을 의지하는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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