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訴訟]=자유 평등 정의

‘딸 채용 청탁’ 의혹 김성태 “재판 지연” 반발에 재판장 “모욕” 경고

성령충만땅에천국 2019. 11. 23. 03:16

딸 채용 청탁의혹 김성태 재판 지연반발에 재판장 모욕경고

등록 :2019-11-22 16:23수정 :2019-11-22 16:41

 

이석채 전 kt 회장과의 저녁새 증거에
22일 예정된 결심공판 한달 뒤로 미뤄져
고의 지연주장에 재판장 불쾌감 표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22일 예정됐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케이티(KT)에 부정채용 의혹’ 결심 공판이 한달 뒤인 12월22일로 미뤄졌다. 김 의원 딸의 부정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이미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이석채 전 케이티 회장과 김 의원의 저녁식사 시점에 관한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는 이날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김 의원의 7차 공판에서 검찰이 요청한 ‘핵심증인’인 서유열 전 케이티 홈고객부문장(사장)의 추가 증인신문을 받아들이고, 이날 예정돼있던 결심공판을 미뤘다. 최근 법원이 제출받은 서 전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에서 2009년 5월14일 한 일식집에서 70여만원어치 비용내역이 확인돼서다. 서 전 사장은 2011년 일식집에서 가진 저녁모임에서 김 의원이 딸의 정규직 전환을 부탁했다고 주장하는 데 견줘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은 2009년에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 의원이 수사기관에서 이 회장과 사적으로 식사한 적이 없다고 한 걸로 비춰보면 2009년 말고도 여러 번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서 전 사장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서 전 사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검찰은 재판부에 이 전 회장의 카드내역도 요청했다.

김 의원은 즉각 항의했다. 김 의원은 “재판부에 할 말이 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의적으로 이 재판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 전 사장이 2011년에) 오이·양파 소주를 마셨다고 하는데 저는 국회에서도 손가락 다섯 개 안에 들어가는 주당이다. 저는 오로지 소폭(소주+맥주)만 마신다”고 주장했다. 서 전 사장은 지난 9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회장이나 김 의원 모두 약주를 많이 하지 않았다. 당시 소주에 양파를 썬 걸 넣어서 먹고, 오이도 넣어서 소주로 소탈하게 마셨다”고 진술한 바 있다.

김 의원의 주장에 재판부는 불쾌감을 표시했다. 재판부는 “어떠한 형사사건도 이렇게 신속하게 이뤄진 적은 없다”며 “이 재판이 지연됐다고 주장하는 건 재판부를 향한 심각한 모욕이라고밖에 안 보인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이 “제가 정치활동을 판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라며 공판기일을 당겨줄 것을 주장하자 재판부는 “다른 재판을 위해 기일을 잡아놨는데 이 사건을 위해서 그 재판을 미룬다고 하는 건 법 앞의 평등을 실현하는 게 아니다. 두 분이 재판받을 권리도 중요하겠지만, 다른 일반인의 재판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 법은 모든 사람 앞에 평등하다”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8123.html?_fr=mt2#csidx4a9d1e2bbd720618f3a6cee8d179d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