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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폭력집회 조장, 자유한국당 제정신인가

성령충만땅에천국 2019. 12. 18. 05:24

[사설] 국회 폭력집회 조장, 자유한국당 제정신인가

등록 :2019-12-17 19:01수정 :2019-12-18 02:37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16일 열린 자유한국당 \'공수처·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참석자들이 경찰을 밀치고 국회 안으로 난입을 시도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16일 열린 자유한국당 \'공수처·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참석자들이 경찰을 밀치고 국회 안으로 난입을 시도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이 17일 국회 안에서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날인 16일 집회 참석자들이 국회 본청 난입을 시도하고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의원과 당직자를 폭행했지만,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이날도 집회를 강행했다. 제1야당의 책임 의식은 고사하고 공당으로서 기본 양식조차 저버린 자유한국당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출입검사 강화로 보수단체 회원들의 국회 진입이 가로막히자 문재인 정부와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난했다. 황 대표는 “이 정부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철저히 부당하게 막고 있다. 정당 활동을 국회가 방해하고 있다”며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적반하장이다. 전날 집회 참석자들이 본청에 난입하는 등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데 대해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정당활동 방해를 주장하는 궤변엔 말문이 막힌다. 자유한국당이 국회로 끌어들인 집회 참석자 일부는 설훈 민주당 의원을 드잡이하며 안경을 깨뜨리고, 선거법 처리 촉구 농성을 벌이던 정의당 당직자를 폭행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 등은 이들에게 머리채를 잡혔다.

황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폭력 사태에 정중히 사과하고, 국회 집회를 멈추는 게 정상이다. 자유한국당 안에서도 우려가 나왔지만 황 대표가 국회 집회를 밀어붙였다고 한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국회 경비대가 출입을 막으니 약간 충돌이 일어난 것”이라고 폭력 사태를 합리화했다. 전희경 의원 등 집회 참가자들은 “국회 사무처의 봉쇄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분들이 있다”며 국회 마당을 가로질러 국회 바깥에서 기다리던 이들과 함께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물론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국회 안에까지 보수단체 회원들을 끌어들여 폭력적인 방법으로 합법적 의사 절차를 방해하는 건 의회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공당의 책임을 방기한 채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회 유린을 조장하는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과연 제정신인지 묻고 싶을 정도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보수단체 회원들의 국회 출입을 돕고 이들의 폭력을 선동·방조한 혐의로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을 경찰에 형사고발했다. 폭력을 행사한 집회 참가자도 함께 고발했다고 한다. 경찰은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관련자를 처벌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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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21216.html#csidxdc1712ebcbc7349b84da237bd03814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