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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 인사 일단락, ‘공정·신속 수사’로 신뢰 되찾길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1. 24. 08:56

[사설] 검찰 인사 일단락, ‘공정·신속 수사’로 신뢰 되찾길

등록 :2020-01-23 16:28수정 :2020-01-24 02:4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23일 차장·부장 등 중간간부와 평검사 등 모두 759명을 이동시키는 대규모 인사를 2월3일자로 단행했다. 고위간부 인사와 마찬가지로 특정 부서 출신에게 주요 보직이 편중돼온 ‘비정상을 정상화했다’며 특정 인맥 해체를 다시 공언했다.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를 지휘해온 서울중앙지검의 차장급과 대검찰청 참모 등 ‘윤석열 사단’을 대부분 핵심 보직에서 바꿨다. 그러면서도 하명의혹 수사 등을 진행 중인 수사팀의 부장급과 검사들은 그대로 남겼다.

일각에서 ‘제2의 대학살’ 운운하지만, 과한 표현이다. 인사가 일단락됐으니 더 이상 갈등과 분열을 멈추고 안정을 찾기를 기대한다. 다가오는 총선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남아 있는 수사를 서두를 필요도 있다. 검찰 수뇌부는 수사가 다시 정치 공방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

법무부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조국 수사’를 지휘하던 송경호 3차장, ‘하명의혹 수사’를 지휘해온 신봉수 2차장을 각각 여주지청장과 평택지청장으로 발령했다. ‘유재수 수사’를 이끌던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은 천안지청장으로 전보했다. 대검에서도 하명의혹 수사를 일선과 조율해온 차장·부장검사급 참모 4자리 가운데 3자리가 바뀌었다. ‘조국 수사’와 ‘유재수 수사’를 조정하던 양석조 선임연구관이 ‘상가 항명 소동’의 책임을 지고 대전고검으로 좌천된 대목도 눈에 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국민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검찰의 ‘성찰’을 주문하고 대통령·장관의 ‘인사권’을 강조할 때부터 예견되던 바다. 청와대를 겨냥한 일련의 검찰 수사에 대한 인사권자의 문제의식이 고위간부에 이어 중간간부 인사에도 반영됐다.

그럼에도 ‘수사 방해’란 비판을 피하기 위해 하명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과 유재수 수사를 하고 있는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은 유임시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실무를 맡은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4부장을 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발령한 것도 계속적인 수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법무부가 밝혔듯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직접 수사를 담당하지 않는 차장을 교체하면서도 부장은 남긴 것은 다행스럽다.

‘조국 수사’를 해온 반부패2부가 이날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하자 법무부가 절차 위반을 이유로 감찰 의사를 내비쳤다. 자세한 내막은 아직 확인하기 어렵지만 ‘조국 수사’ 마무리 국면에서 다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재연되는 것 같아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하명의혹 수사’ 등도 처리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이견이 있더라도 정도 수사와 법리 논쟁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내리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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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25564.html?_fr=mt0#csidxb0ec0d6678985649aed3e91dc578af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