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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종 코로나’ 확산 차단, 정부 ‘선제적 대응’ 나서야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1. 28. 06:15

[사설] ‘신종 코로나’ 확산 차단, 정부 ‘선제적 대응’ 나서야

등록 :2020-01-27 18:34수정 :2020-01-28 02:42

 

네번째 환자 공항·병원 방역망 뚫려
정부, 뒤늦게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
예방수칙 준수 등 국민적 협조 필요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분당서울대병원의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들어가고 있다. 성남/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분당서울대병원의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들어가고 있다. 성남/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국내에서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이 환자는 공항 검역 과정은 물론 국내 병원에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방역망이 뚫린 셈이다.

55살 한국 남성인 네번째 환자는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20일 귀국했는데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망을 그대로 통과했고, 21일과 25일 감기와 고열로 두차례 병원을 방문했는데 여기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의료기관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감염병 발생 지역 방문자 정보시스템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제대로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네번째 환자의 접촉자 파악과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54살 한국 남성인 세번째 환자도 20일 입국 당시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 과정을 통과했는데, 다행히 추가 감염자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입국한 첫번째 환자(35살 중국 여성)와 22일 입국한 두번째 환자(55살 한국 남성)는 입국 때 경미한 증상이 발견돼 각각 ‘조사 대상자’와 ‘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중국 정부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와 늑장 대응 탓에 한계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처도 한발씩 늦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발병 초기 단계부터 우한시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전수조사하고 추적 관리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27일에야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고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또 뒤늦게 우한시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 25일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 전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여행 자제’(2단계)에서 ‘철수 권고’(3단계)로 상향조정한 것도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세균 총리 주재로 24일 열린 긴급 관계기관 회의에서 우한시에 발이 묶인 우리 교민들의 철수를 위해 전세기 투입 등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다음날이었다. 정부는 우한시에 고립돼 있는 우리 교민들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귀국시키는 한편 이들의 감염 여부 검사와 2차 감염 차단 대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물론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이 지나친 불안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만큼은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빈틈없이 대응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박원순 시장이 26일 서울시 긴급 대책회의에서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고 말한 것은 일리가 있다. 국민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피해를 키웠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정부가 적극적이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의 철저한 대응뿐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도 필요하다. 최근 우한시를 다녀온 입국자는 이상 증상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해야 한다. 또 증상이 없더라도 최대 잠복기가 2주일로 추정되는 만큼 이 기간 동안엔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국민에게 당부한다. 자신과 가족, 이웃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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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25807.html?_fr=dable#csidxded3eff010fd10f9dd1b93f0b854f2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