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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장관 첫 재판 “민정수석 권한일 뿐 직권남용 아냐”…혐의 모두 부인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3. 21. 05:01

조국 전 장관 첫 재판 “민정수석 권한일 뿐 직권남용 아냐”…혐의 모두 부인

등록 :2020-03-20 12:08수정 :2020-03-21 02:37

 

조 전 장관, 직권남용·입시비리 등 혐의 모두 부인
“검찰의 일방적 기소일 뿐…사실관계 왜곡”
백원우·박형철 전 비서관 “공소사실 부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27일 직권남용 혐의로 청구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감찰무마·입시비리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전 장관과 백원우, 박형철 전 비서관 등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조 전 장관 쪽은 감찰 관련 조치는 민정수석의 권한이므로 직권남용이 성립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는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조 전 장관 쪽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검사의 일방적 주장이고 주관적 생각이다. 사실관계가 왜곡되었다”며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관련 혐의와 직권남용 혐의 등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조 전 장관 등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 쪽에서는 수사를 직접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고형곤 부장검사와 이정섭 동부지검 부장검사가 직접 출석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직권남용)에 대해 조 전 장관 쪽은 “민정수석으로서 본인이 가진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 것이다. 타인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와 법리에 있어 이 사건은 범죄를 전혀 구성할 수 없는 부분이 범죄로 구성돼 기소됐다”고 주장했다.

 

직권남용 공범으로 기소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도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백 전 비서관 쪽은 “조 전 장관의 요청에 따라 정무적 의견을 제시하고, 조 전 장관의 지시를 따른 것이다. 다만 직권남용이 있었는지, 상대의 구체적인 권리행사를 방해했는지는 법리적으로 다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감찰 종료에 대한 문제제기를 강하게 해 왔던 박 전 비서관은 자신이 “직권남용의 주체가 아닌 객체”라고 주장했다. 유재수 부시장 감찰개시와 종료는 민정수석의 최종 결정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것이므로, 박 전 비서관 또한 조 전 장관 지시를 따른 직권남용의 객체라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와 공직자윤리법 위반, 증거은닉교사 등에 대해서도 모두 부인했다. 뇌물공여로 함께 기소된 노 원장 쪽 또한 “장학금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뇌물 수수나 공여는 전혀 인정할 수 없다. 법리적으로도 그렇고 정황에 근거했을 뿐 증거가 없는 일방적 추측”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재판부는 조 전 장관과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정경심 교수 사건을 이 재판에서 분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정 교수 쪽 요청이 있을 경우 조 전 장관과 추가 기소된 부분은 정 교수 사건을 심리해 온 형사25-2부로 병합해 심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4월17일 오전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연 뒤 정식 재판을 시작하기로 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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