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언론

십시일반(十匙一飯) [박완규]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4. 23. 02:14

 

 

 

 

 

 

 

십시일반(十匙一飯)

 

 

 

 

 

 

 

어제는 30,568보를 걸었습니다.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거리는 그냥 걷습니다. 그런데 3만보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하루 2만보 이상은 걸으려 합니다.

 

하루 2만보, 3만보는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들어야 하는 일입니다. 엘리베이터는 무조건 타지 않고, 가까운 거리는 무조건 걸어가고, 그러한 걸음이 모아져서 2만보가 되고 3만보가 되기 때문입니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이 있습니다. 열 사람이 자기 밥그릇에서 밥 한 숟가락씩 덜어내어 모으면 밥 한 그릇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어려운 사람을 도울 때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선량한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하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 내가 조금 나누어 주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그렇게 해야지."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 안 해 보셨는지요? 지금 내 앞에 있는 내 그릇 안의 밥은 내가 누군가를 위해 한 숟갈씩 덜어낸 밥그릇이 아니라, 남들이 한 숟갈씩 덜어서 만들어준 밥그릇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요.

 

 

 

 

 

 

 

 

 

 

 

우리는 흔히 어떤 방법으로든 남들을 돕고 산다는 생각을 하고 삽니다. 그런데 사실은 내가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들로부터 십시일반 도움을 받아서 내가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세상에 성공한 사람치고 남의 도움 없이, 그리고 남의 희생 없이 성공한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던가요? 세상의 부자 중에 남의 희생 없이 남의 손해 없이 부자 된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던가요.

 

따지고 보면 지금 나의 성공도 남을 밟고, 남을 누르고, 때로는 남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다음에 그것을 기반으로 내가 성공한 것이 아니던가요.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성공을 한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사회적으로 혹은 물질적으로 성공한 분들은 지금의 잘됨이 내가 노력한 덕분이라고 의기양양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내 밥그릇은 남의 밥그릇에서 한 숟가락씩 얻었던지 아니면 그들의 밥그릇을 뺏었던지, 그것으로 내 밥그릇이 채워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더 낮추고 더 베풀면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