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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목소리 낸 오바마 “시위는 정당… 폭력은 안 돼”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6. 3. 04:09

통합 목소리 낸 오바마 “시위는 정당… 폭력은 안 돼”

분열의 트럼프와 달리 통합 행보

 

입력 : 2020-06-03 00:22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통합의 메시지를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성난 폭도’로 규정하며 분열의 메시지를 퍼뜨리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넷 사이트 미디움에 올린 ‘이 순간을 진짜 변화의 전환점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시위) 참가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평화롭고, 용감하며, 책임감이 있고, 우리에게 영감을 주었다”며 “그들은 우리의 존경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진실한 분노에서든, 단순한 기회주의에서든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꾀하는 소수의 사람이 무고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더 큰 대의에서 이탈하고 있다”며 “폭력을 봐주지도, 합리화하지도, 거기에 가담하지도 말자”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어 이번 사태를 사회 제도와 규범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 전역에 이는 저항의 물결은 수십년간 경찰 관행, 더 넓게는 형사사법제도 개혁에 실패한 데 따른 정당한 좌절감의 발로”라며 “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출직은 주정부 차원의 지역 관리들이다. 제대로 된 이들을 뽑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직과 연방정부에만 쏠린 정치적 관심을 지방정부 쪽으로도 기울여 달라는 취지다.

이번 사태를 좌우 이념대결로 몰아가며 특정 집단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인종주의 병폐를 낳는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통한 사회통합의 길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 같은 전직 대통령의 통합적 메시지는 시위대를 ‘폭도’ ‘약탈자’로 규정하고 시위의 배후에 급진적 좌파가 있다며 이념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 현직 대통령의 모습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인종갈등 사회에서 통합을 추구했던 오바마의 리더십은 ‘어메이징 그레이스 합창’ 사건에서 잘 나타난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한 백인우월주의자 청년이 총기를 난사해 흑인 8명이 숨진 비극이 발생한 후 열린 추도식에서 당시 대통령이던 오바마는 추모연설 도중 갑자기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

미국인의 영적인 국가(國歌)로 불리는 노래로 작사자인 존 뉴턴 신부가 흑인 노예무역을 했던 자신의 과거를 참회하는 내용이다. ‘한때 길을 잃었으나 신의 놀라운 은총이 나를 인도해주셨다’는 가사가 나온다. 추모객 6000여명이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추도식은 거대한 감동의 무대가 됐다. 들끓는 인종주의적 분노를 용서와 화합의 방향으로 전환시켰다는 찬사를 받았다.

오바마를 비롯해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인종주의 범죄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과 비교할 때 트럼프의 현재 행보는 극히 이례적이다. 그가 시위 격화의 장본인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날 칼럼을 통해 “한 흑인 남성의 죽음 이후 사회 각계 지도자들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트럼프는 험악한 트윗으로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40945&code=11141400&sid1=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