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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제츠 방한, 미-중 편들기 아닌 ‘외교 원칙’대로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8. 21. 08:51

[사설] 양제츠 방한, 미-중 편들기 아닌 ‘외교 원칙’대로

등록 :2020-08-19 17:40수정 :2020-08-20 02:42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30일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년여 만에 방한해 22일 부산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회담한다.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를 비롯해, 한-중 코로나19 대응 협력, 양자 관계, 한반도 및 국제정세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양 정치국원의 방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최고위급의 한국 방문이며, 중국 쪽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신냉전 갈등이 고조되고 미국이 중국 포위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이 중국 포위망에 동참하지 않도록 설득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을 배제한 경제·무역 체제를 만들려는 경제협력네트워크(EPN)에 한국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으며,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 핵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전세계 기업들을 상대로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말도록 제재를 강화하면서 화웨이와 한국 기업들의 협력 문제도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미-중 신냉전 속에서 어느 한쪽 편으로 기울지 않고 외교 원칙과 전략을 분명히 해 대응하는 것이 더욱 절실해졌다.

 

한-중 양자관계 측면에서 보면, 시진핑 주석의 방한 문제가 논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14년 이후 6년 동안 방한하지 않았고 특히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답방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 양국이 ‘사드 사태’의 앙금을 씻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긴밀히 하는 의미가 있다. 특히 시 주석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 방문 국가로 한국을 방문한다면 한-중 관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와 미-중 긴장 속에서 시 주석의 방한이 한국 외교에 부담이 된다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시 주석 방한을 통해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이고, 중국으로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 무엇이며, 방한 시기는 언제가 적절한지 등에 대해 면밀히 판단하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협력은 우선적 과제다. 아울러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 환경 개선, 백신·방역 협력 등의 과제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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