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언론

지금 준비하는 일 [박완규]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9. 17. 05:46

지금 준비하는 일

 

 

 


 

어제 저녁에 집앞 마트에 갔는데 초등학교 4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마트 주인에게 혼이 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팔순쯤 되어 보이는 할머니가 두 손을 모으고 사정을 하고 있었고요.

 

가만히 얘기를 들어보니 아이가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붙잡혔고, 보호자로 할머니가 오셨는데 할머니는 부모 없이 손주를 키우고 계셨습니다. 저는 나가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여차하면 제가 끼어들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트 주인은 보상보다는 재발방지를 약속해 달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그 소란은 그렇게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장면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 주변에 이러한 일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사회에서 은퇴하는 시기를 65세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 나이까지는 주변과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65세가 되면 “내 역할은 여기까지” 선언을 한 뒤에 일선에서 조용히 물러나려 합니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 조그만 집 하나를 짓고 글을 읽고 글을 쓰면서 좋은 사람들과 나머지 인생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은퇴하기 전에 꼭 해놓고 싶은 것 하나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보듬어야 할 아이들을 위한 기금 하나를 조성하는 일입니다.

 

한 때는 정치에 직접 참여해서 법과 제도로서 이 아이들을 챙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었고 가장 빠르고 강력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그것이 부질없는 짓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치라는 옷을 벗어 버리니 이렇게 홀가분하고 좋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 땅에 왔다간 흔적 하나는 남기고 가야 하는데 제 삶의 마지막 흔적은 아마도 이 아이들을 향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의 아이처럼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은 누구의 잘못입니까? 과연 아이에게만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그러니 그 답도 마땅히 우리가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제가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