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프리즘] 애도가 끝난 자리 / 엄지원 등록 :2020-07-12 17:00수정 :2020-07-13 02:39 엄지원 ㅣ 사건팀장 기자로 살면 무대 위의 모습과 무대 밖의 모습이 다른 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무대 위에선 호방한 재담꾼인데 무대 밖에선 극도로 낯을 가리고 무뚝뚝하다거나, 공식석상에선 약자의 수호자인데 실제로 만나보면 ‘갑질’이 몸에 배어 있다거나…. 겉과 속, 무대 안팎의 모습이 시종 비슷해서 놀라운 이들도 있긴 했다. 10일 숨진 채 발견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그런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카메라가 비추거나 안 비추거나 그는 우리가 아는 ‘박원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의 죽음 뒤 알려진 ‘성추행 피소’ 사실이 충격과 혼란을 준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최근 몇 년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