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창] 투수를 일으킨 “어제저녁 뭐 먹었어?” / 홍인혜 등록 :2020-08-07 12:08수정 :2020-08-08 14:13 홍인혜 ㅣ 시인 프로야구를 즐겨 본다. 특정 구단에 집념에 가까운 애정을 쏟고 있다. 스포츠 팬이 된다는 것은 묘한 경험이다. 그날 나의 바이오리듬이나 업무적인 성과와 무관하게 오직 게임의 승패에 따라 기분이 천상계로 승천할 수도, 마계로 추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종종 마주치는 상황이 있다. 동료의 실책에 의해, 아니면 직전에 맞은 홈런 때문에, 혹은 뚜렷한 이유 없이도 우리 팀 투수가 눈에 띄게 흔들리는 것이다. 그의 안색은 점차 잿빛이 되고 응원하는 팬들의 가슴도 타들어가기 시작한다. 베이스마다 주자가 쌓이고 보는 이들의 마음엔 시름이 쌓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