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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의 입은 박 대통령, 실사판도 보고싶어요” /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9. 09:14

[인터뷰] “수의 입은 박 대통령, 실사판도 보고싶어요”

한겨레 등록 :2017-02-05 18:20수정 :2017-02-05 21:53

 

촛불 100일…박 대통령 등신대 제작자

“잘못에 대해 죄값을 치르는 모습을 ‘실사판’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나름대로 표현해 본 것인데 가는 곳마다 생각지 못한 주목을 받았네요.”

미술작가 최황(32)씨는 지난해 11월26일 파란 수의를 입은 박근혜 대통령 등신대(실물크기로 제작된 조형물)를 들고 5차 촛불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에 나왔다. 6차 촛불집회에는 최씨가 만든 것과 같은 모양의 박 대통령 등신대 수십개가 촛불집회에 등장했다.

그가 만든 최초의 수의 입은 박 대통령 등신대는 지난해 12월31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보수단체 집회에서 부숴졌다고 한다. 최씨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들어 저를 밀쳐내며 등신대의 머리와 몸을 뜯어내더니 누군가 ‘용안’만 가슴에 품고 달아나셨다. 집에는 몸통만 보관하고 있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최씨는 촛불 100일 동안 광장에 넘친 해학과 풍자의 풍경을 만든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최씨는 지난 100일동안 자신이 느낀 광장을 “단순한 정치혁명을 넘어 모든 권위적인 것들과 꼰대스러운 것들을 거부하는 문화적인 움직임”이라고 표현했다. 100일 동안 다채로운 색깔로 표현된 광장은 단일한 정치적 구호가 반복된 이전의 시민혁명과 사뭇 다른 풍경을 빚었다.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스티커, 조형물, 음악이 주말마다 광장에 넘쳐났지만, 소수자에 대한 비하나 노골적인 폭력성이 담긴 것들은 외면받았다. 최씨는 “정치적인 이슈로 시작됐지만 ‘거악’에 대응하는 우리의 방식을 성찰해 볼 기회를 얻은 것이 무엇보다 뜻 깊었다”며 “대통령 퇴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고민들을 통해 진짜 민주주의로 사회 체질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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