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언론

[한겨레 사설] 탄핵심판, 이제 결론 내릴 때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17. 05:43

[한겨레 사설] 탄핵심판, 이제 결론 내릴 때다

등록 :2017-02-16 18:29

 

헌법재판소가 오는 24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소추인단과 대통령 대리인단이 23일까지 최종 입장을 문서로 정리해 제출하면 24일 최종 변론을 듣는다는 일정이다. 일정대로면 평의와 결정문 작성 등을 거쳐 3월13일 이정미 재판관 퇴임 이전에는 헌재 결정이 선고될 수 있다. 큰 방해가 없다면 3월 초 선고도 가능하다. 국정 공백과 국가 리더십의 불안이 언제 끝날지 이제는 조금 분명해졌다. 그나마 다행이다.

대통령 쪽도 이에 협조해야 한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시간 여유가 없다며 최종변론 연기를 주장했지만, 탄핵 소추 뒤 두 달 넘는 동안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변론 종결을 무한정 늦출 수도 없는 일이다. 탄핵 당사자인 박 대통령의 직접 출석을 핑계 삼아 심판을 늦춰볼 생각이라면 진작에 포기하는 게 옳다. 박 대통령은 당사자 출석이 가능했던 첫 변론기일부터 출석하지 않았다. 지금 와서 뒤늦게 직접 출석하겠으니 느지막이 따로 기일을 잡자고 주장한다면 ‘시간 끌기’라는 비난만 받게 된다. 대통령이 최후진술을 하겠다면 국회 소추인단의 신문에도 응하는 게 당당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 경우라도 기일을 더 늦출 일은 아니다. 대국민 담화의 반복일 뿐인 최후진술만 고집한다면 따로 기일을 잡을 것도 없이 최종 변론기일 때 하도록 하면 된다.

헌재의 탄핵심판은 대통령 쪽의 의도적인 지연전략으로 이미 큰 지장을 받은 터다. 이번 주 예정된 증인 8명 가운데 출석한 증인은 2명뿐이다. 다음 주 15·16차 변론기일에도 5명의 증인이 예정돼 있지만 몇 명이나 나올지 알 수 없다. 이들은 모두 대통령 쪽이 신청한 증인이다. 2주 넘게 부르기만 하다 시간을 허송한 셈이다. 출석한 증인들도 탄핵 사유에 직접 연결된 새로운 증언은 딱히 없다. 불륜설이나 고영태씨의 재단 장악 음모설 등 탄핵심판의 핵심과 거리가 먼 엉뚱한 ‘막장드라마’로 본질을 흐리는 신문만 이어졌다.

헌재가 단호한 태도를 보인 것은 당연하다. 헌재는 고씨의 음성이 담긴 2000여개의 녹음파일을 심판정에서 일일이 다 들어보자는 대통령 쪽의 무제한 검증 신청을 거부했다. 불출석한 증인들의 증인채택도 직권 취소했다. 대놓고 시간만 끌려는 대통령 쪽의 ‘어깃장’을 다 받아들이다간 한두 달을 또 허송할 판이니 마땅한 결정이다. 헌재는 이미 충분히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결단할 때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782965.html?_fr=mt0#csidx11a1f2bded38471bff4121a7963207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