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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자진사퇴설 군불…탄핵 앞두고 ‘꼼수’ 우려 /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23. 23:12

박대통령 자진사퇴설 왜?…탄핵 몰리니 ‘마지막 꼼수’ 부리나

박대통령 자진사퇴설 군불…탄핵 앞두고 ‘꼼수’ 우려

한겨레 등록 :2017-02-23 20:25수정 :2017-02-23 22:24

 

탄핵인용 전제로 헌재 공정성 문제삼아
지지층 규합하고 구속수사 피하고
국론분열 빌미 사면 가능성도 기대

대통령쪽 “현실성·실익 없다” 일축
“탄핵심판 기각될 것” 여전한 믿음
정치권 사법적 면책 가능성도 낮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박 대통령 자진 사퇴’ 시나리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박 대통령이 헌재의 ‘공정성’을 문제삼아 결정이 나기 전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를 통해 지지층을 규합하고 검찰의 구속수사 등도 피하려 한다는 관측이지만, 실제 박 대통령이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이익이 없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이용주 의원(국민의당)은 23일 <와이티엔>(YTN)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 쪽은 무조건 헌법재판의 틀을 깨서 헌재의 결정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오는 27~28일 이후에 사퇴하고 곧바로 닥칠 대선 국면에서 정치권에 논란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임 뒤 이어질 조기 대선 국면에서 검찰이 정치적 부담을 안고 박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에 나서기 어렵고, ‘대통합’ 차원에서 박 대통령 사면 방안 등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반대하는 쪽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박 대통령이 먼저 ‘용단’을 내린다는 명분도 내세울 수 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재의 ‘편파 진행’을 주장하며 강력 항의하고, 국회 탄핵소추 과정의 문제점까지 지적하고 나선 것은 ‘헌재 심판 불복→자진 사퇴’를 위한 자락깔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박 대통령이 먼저 물러나 헌재에서 탄핵 결정이 나지 않으면 결국 양쪽의 주장만 남게 된다. 지지층을 결집해야하는 박 대통령으로선 공식적인 결론을 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좀더 현실적인 상황도 고려된다. 탄핵안이 인용돼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할 경우, 박 대통령은 경호를 제외하고는 연금, 비서관 지원 등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전혀 받을 수 없다. 실제로 박 대통령 쪽에선 10여명에 이르는 헌재 대리인단과 검찰 수사 변호사 비용 등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박 대통령 쪽은 자진사퇴설에 대해 “현실성도 없고 실익도 없는 카드”라고 일축하고 있다. 결백을 주장하는 박 대통령이 여전히 탄핵 기각에 기대를 걸고 있는 데다, 자진사퇴하더라도 헌재가 탄핵 심판을 중단하고 각하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권의 ‘사법적 면책’ 역시 가능성이 낮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자연인으로 돌아갔을 때 사법처리를 막을 생각으로 (자진사퇴를) 제안하는 거라면 그거는 정말 택도 없는 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사법 면책에 합의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자진 사퇴를 결정하기엔 위험부담이 큰 것이다. 박 대통령 쪽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잘 해결된다면 좋지만, 야당이 이를 받아주겠는가”라며 “박 대통령이 (자진 사퇴설에) 화가 많이 난 것으로 안다. 헌재 심판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 명확하다”고 잘라 말했다.

범여권에서조차 이런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그동안 탄핵에 반대해왔던 자유한국당은 다시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탄핵이 인용되는 상황만은 피해보자는 정치적 판단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최혜정 석진환 오승훈 기자 idu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784001.html?_fr=st1#csidxe3fdfe5096a13f88370f928f7f316d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