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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00만 촛불 “탄핵 인용하라, 특검 연장하라” /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26. 01:40

다시 100만 촛불 “탄핵 인용하라, 특검 연장하라”

다시 100만 촛불 “탄핵 인용하라, 특검 연장하라”

한겨레 등록 :2017-02-25 20:55수정 :2017-02-25 23:07

 

박대통령 취임 4주년이자 특검 수사 종료 사흘 전날
시민들, 집회 뒤 청와대·헌재·재벌 본사 쪽으로 행진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구속” “특검 연장” “황교안 퇴진”

촛불이 꺼진 서울 광화문광장 옆 정부서울청사 벽에 레이저로 이같은 글씨들이 번갈아가며 선명하게 비춰졌다. 이어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붉은색 한지로 싸인 촛불을 일제히 들어올리는 ‘레드카드’(퇴장) 퍼포먼스를 벌이며 “박근혜를 탄핵하라. 특검을 연장하라. 탄핵을 즉각 인용하라. 황교안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 [화보] 특검 수사종료 D-3일, 17차 촛불집회)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전국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퇴진행동은 이날 광화문 집회 참가자가 100만명을 돌파했고, 광주와 부산에서 각각 4만명과 2만5000명이 운집하는 등 전국적으로 107만명이 모여 올해 들어 최대 참가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쪽 대리인단이 재판부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특검 수사 기간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연장할 뜻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한 분노가 시민들을 광장으로 불러모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광장에서 시민들은 “박근혜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 “박근혜 퇴진, 구속, 특검 연장” “황교안은 특검 연장 수용하라” “공작정치 수사하라” 등의 피켓을 들어올렸다. 광장 곳곳에서는 ‘친일파 청산, 사드 반대, 박근혜 구속, 대법원장·검찰총장 직선’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노란봉투법 입법청원’ ‘GMO벼 사용화 중단을 위한 100만인 서명 운동’ 등 다양한 의제들에 대한 서명운동도 벌어졌다.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특검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특검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조 발언자로 나선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대리인단이 꼼수로 탄핵심판을 지연하려 했지만 촛불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탄핵 결정은 단지 재판관 8명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 이름으로 선고돼야 마땅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야당이 개혁입법 처리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촛불의 힘으로 이 난국을 타개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상식없는 정부,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정부, 헬조선은 청년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황교안 권한대행이 얼마 전 권한대행 기념 시계를 제작했는데 황 권한대행은 권력에 취한 대통령 놀이를 그만두고, 당장 특검 연장을 승인하고 제대로 된 수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자유발언자로 무대에 오른 장석호씨는 “70년간 누적된 적폐가 청산된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정치권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촛불의 뜻을 전달해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경복궁 담장에 ‘국회는 특검 연장, 황교안 구속! 세월호 7시간 이제는 밝혀라, 헌재는 탄핵인용’이라고 적혀 있다. 시민들이 빔으로 쏜 것이다. 김경애 기자
25일 서울 경복궁 담장에 ‘국회는 특검 연장, 황교안 구속! 세월호 7시간 이제는 밝혀라, 헌재는 탄핵인용’이라고 적혀 있다. 시민들이 빔으로 쏜 것이다. 김경애 기자
발언 사이사이에 가수 김원중·허클베리핀·박창근 밴드,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씨의 공연도 펼쳐졌다. 허클베리핀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해 촛불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은결씨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공연과 촛불과 나비를 소재로 세월호 가족들을 위한 퍼포먼스를 펼친 후 큰 박수를 받았다.

촛불집회 본집회에 앞서 민주노총 등 노동자·농민·빈민·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박근혜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라는 제목의 집회를 열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금 대한민국에는 촛불과 태극기의 싸움이 아니라 정의의 촛불이 범죄자를 몰아내는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재벌총수 구속과 헬조선 타파가 역사의 과제이자 촛불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8시10분께 청와대와 헌재, 한화·롯데·SK 등 재벌 본사 등 세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 중 청와대 방면으로의 행진에서는 횃불이 등장하기도 했다. 퇴진행동은 3.1절인 다음달 1일에도 18차 촛불집회를 대규모로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비슷한 시각 광화문광장에서 600여m 떨어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탄핵반대 집회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은 파이낸스센터 앞 세종대로를 경찰 차벽으로 막았았고 경력은 212개 중대 1만7000여명을 투입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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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84163.html?_fr=mt1#csidxde738887d90e21d8a7aacdd1940a1c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