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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대통령 놀음’에서 벗어나 특검 연장부터 하라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26. 01:54

[한겨레 사설] ‘대통령 놀음’에서 벗어나 특검 연장부터 하라

등록 :2017-02-24 17:39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권한대행 업무 시작 직후인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찍힌 기념시계를 제작해 배포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대통령 놀음’에 빠져 의전과 격식에만 신경쓰며 국민 요구엔 귀를 닫는 황 총리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는데 황 총리가 딱 그렇다. 황 총리는 권력 이양기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우선, 28일로 만료되는 박영수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부터 승인해야 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란 문구가 새겨진 시계는 최근 인터넷 중고품사이트에서 개당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란 직책이 정상적으론 나올 수 없는 것이니 ‘국무총리’가 새겨진 시계보다 희소가치가 더할 것이다. 한심한 일이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된 것 자체가 나라의 수치이며 불행인데, 그렇게 해서 권한대행 자리에 앉은 걸 자랑이라도 하려는 것 같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의 말처럼 “국가 불행을 기념하는 시계를 만드는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총리실은 “모든 공문서와 훈포장 증서, 임명장 등에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란 공식 직함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념시계 제작이 법률이나 정부 규정에 정해진 대통령 권한대행의 공식 업무라고 할 수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 두달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고건 총리는 이런 기념품을 만든 적이 없다.

한국갤럽이 24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황교안 총리가 권한대행 직무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6%에 이르렀다. 2주 전에 비해 긍정 응답은 7%포인트 떨어지고 부정 응답은 7%포인트나 올랐다. 올해 들어 긍정 응답률은 최저치, 부정 응답률은 최고치다.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방역에 연거푸 실패하고 특검의 국정농단 수사엔 어깃장을 놓고 있으니 황 총리를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따가울 수밖에 없다.

국민의 인내엔 한계가 있다. 황 총리는 지지율 하락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대통령 코스프레’를 그만두고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그 시작은 특검 수사기간 연장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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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784102.html?_fr=mt0#csidxa59aef05aaef5d18ef0622f972833c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