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어제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서울광장에 세운 텐트에 대해 “서울광장은 시민 모두의 공간”이라며 강제 철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서울광장에 1월 말 텐트 40여 개를 무단으로 설치한 권영해 탄기국 대표 등 7명을 경찰에 고발한 데 이은 강경 방침이다. 이런 조치를 두고 탄기국은 ‘태극기 진영’의 천막만 편파적으로 고발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며 박 시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고 주민소환운동에 나서겠다며 반발했다.
박 시장은 3·1절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서 “탄핵이 완수되고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날까지 한 치 빈틈 없이 광장을 수호하겠다”고 연설했다. 이런 박 시장의 눈에는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이 민주주의의 수호성지로 보일지 몰라도 일반 시민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서울시장으로서 “탄핵 반대 집회는 정의롭지 못한 권력을 비호하는 반면 촛불집회는 부정한 권력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장”이라며 정치적 견해를 앞세우는 것도 다수 시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서울광장이 시민의 공간이라면 광화문광장 역시 세월호 천막만의 공간일 수 없다.
서울시민이 뽑아준 박 시장은 대선 행보를 계속하다 시정 공백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서울시가 시장의 정치적 야망과 이념에 따라 굴러가도 될 만큼 만만한 곳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