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변호인단이 최후변론에서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검찰의 공소사실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삼성측 변호인인 송우철 변호사는 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 4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가리켜 “삼인성호를 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인성호는 세 사람만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말하면 믿게된다는 뜻으로,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참말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뜻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작업을 시도한 적이 없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면서 특검이 무리하게 승계작업이 있었던 것처럼 몰아갔다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증권사 리포트, 관련 정부부처 예산, 일부 시민단체 의견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특검은 ‘세기의 재판’이라고 평가한 재판의 출발점인 승계작업이 존재한다는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며 “단언컨대 특검의 주장인 승계작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특검은 승계작업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승마와 재단) 지원 행위가 경영상 필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이 부회장의 사익, 즉 승계작업의 대가라고 주장하지만 엄격한 증거로 증명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증거가 없다”고 했다.
특검은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와병으로 쓰러지면서 긴급하게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해야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 도움을 받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순실씨(61)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변호사는 박 특검이 2008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무려 22년전 에버랜드 사건을 들춰내며 관련짓는 시도야 말로 논점 일탈의 오류”라며 “자기 행위가 아닌 친족 행위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헌법상 연좌제 금지 정신을 잊고 있는 것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 이 밖에도 박영수 특검이 이날 구형을 하면서 “전형적인 정경유착”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송 변호사는 “특검 주장처럼 과연 이 사건이 국정농단 사건의 본체이자 정경유착의 본보기가 될 사건인지 의문스럽다”며 “특검 주장은 법률가로서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고 대중에 호소한 오류를 범한 것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