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내 의도와는 반대로 오해를 했던 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그랬기 때문에 나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내가 끝까지 그 사람을 포기하지 못한 까닭은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내가 알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것으로 끝을 맺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고 아까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비록 후배였지만 이유 불문하고 나는 납작 엎드려서 사과를 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사과를 한 뒤에야 겨우 후배의 마음을 풀 수가 있었다.
그 일을 겪은 후에 나는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이 있었다. 말이란 것이 참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별 생각 없이 한 말일지라도 듣기에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대단히 심각한 얘기가 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사람과 소통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힘들다.
나는 요즘 본의 아니게 리더의 자리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처지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나의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누군가에게 명령하고 지시하는데 익숙해질 때가 있다. 이 부분은 내가 늘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고 지시할 때가 많다. 리더의 자리로 올라갈수록 말을 많이 하기 보다는 말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일을 추진하다보면 그것이 쉽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누군가의 말을 경청한다는 의미는 그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성품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사람은 대부분 성품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아무리 지식이 많고 학력이 높고 기술적 능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인간관계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그는 인생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사람이다.
왜냐하면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는 그 대부분이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가진 지식과 학력, 그리고 능력 같은 것은 인간관계 그 다음의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날마다 날마다 내 자신을 낮추고 비우며 살아야 할 일이다. 자기 스스로 잘나 보이려고 하는 사람이나 욕심이 가득한 사람은 우리 모두가 싫어하지만, 끊임없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낮추고 또 낮추고 비우고 또 비우며 살 일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대원(大原)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