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평창겨울올림픽

[한겨레 사설] 보수야당의 저열한 ‘김일성 가면’ 공세

성령충만땅에천국 2018. 2. 12. 15:40

[한겨레 사설] 보수야당의 저열한 ‘김일성 가면’ 공세

등록 :2018-02-11 18:04수정 :2018-02-11 18:55

 

1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스위스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가면을 이용한 응원을 펼치고 있다.
1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스위스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가면을 이용한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첫 경기에서 ‘김일성 가면’ 논란이 불거졌다. 발단은 <노컷뉴스>가 10일 밤 9시35분에 내보낸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이란 제목의 사진 기사였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등이 문재인 정부와 북한의 사과를 요구하며 ‘평양올림픽’ 공세를 다시 지폈다. 통일부가 “그런 의미는 전혀 없다. 북쪽 스스로 ‘그런 식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야당과 일부 보수세력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논란이 된 가면은 응원단이 북한 가요 ‘휘파람’을 부르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남성 입장에서 부르는 가사를 표현하기 위해 ‘남성 가면’을 썼다는 게 북한 쪽 설명이다. 그런데도 전희경(자유한국당)·하태경(바른정당) 의원 등은 ‘젊은 시절 김일성 사진과 똑같다’거나 ‘통일부가 북한 대변인이냐’고 주장하며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노컷뉴스>는 11일 오후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김일성 연상 가면’이라고 슬그머니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서도 “남북단일팀 응원 도구로 적절했느냐”고 비난을 멈추질 않았다. 비겁한 행동이다.

‘김일성 가면’ 공세를 펴는 야당과 일부 보수층 행태에선 평창올림픽 성공과 남북관계 훼손은 조금도 안중에 없는 듯하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이용해 남북이 가까워지는 것을 최대한 훼방놓으려고 작정한 모양새다. 이들에게 ‘김일성 가면’의 사실관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자기 입맛에 맞는다고 지레짐작만으로, 또는 누군가의 주장을 그대로 퍼와서 덮어놓고 맹공을 퍼붓는 건 보수·진보를 떠나 전근대적이고 비합리적이다. 좋은 건수 하나 건졌다는 식으로 선동에 열을 올리는 보수야당의 태도는 ‘색깔론’과 ‘정치적 목적’에 눈이 멀어 스스로 상식과 판단을 저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든다. 경기 내내 목청껏 단일팀을 응원한 응원단원들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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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831823.html?_fr=mt0#csidx50c174c5b2b87a89107becfd908d53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