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평창겨울올림픽

BBC “클로이 김, 한국서 자랐다면 학원 뺑뺑이 돌고 있을 것”/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8. 2. 14. 20:24

BBC “클로이 김, 한국서 자랐다면 학원 뺑뺑이 돌고 있을 것”

등록 :2018-02-14 10:58수정 :2018-02-14 16:55

 

천재 스노보더 클로이 김 보는 한국 반응 조명
“한국서 태어나면 금메달 못 땄을 것”이라며
한국 청소년 현실에 대한 자조적 논쟁 소개
 
 
영국 <비비시> 방송 누리집 갈무리
영국 <비비시> 방송 누리집 갈무리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13일 평창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월등한 실력으로 금메달을 딴 17살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엇갈린 시선에 대해 조명했다. 클로이 김의 이름이 한국 대형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등 엄청난 관심을 받았고, 자부심을 느낀다는 반응이 쏟아졌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그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이런 업적을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자조했다고 전했다. 클로이 김의 부모는 1982년 미국으로 이민했고, 2000년 클로이 김을 낳았다.

<비비시>는 “클로이 김의 아버지가 그의 금메달 획득을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묘사했지만, 일부 한국 누리꾼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사는 17살 소녀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금메달을 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적었다. 방송은 한 누리꾼이 “클로이가 한국에서 자랐다면 종일 학원 셔틀 타고 학원 뺑뺑이나 돌고 있었을 것이다. 금메달 따니 어떻게라도 엮어보려고 하지마라”라고 적은 소셜미디어 글을 갈무리해 보여주면서, 한국의 문화는 청소년이 오랜 시간 공부하는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선수가 될 기회를 갖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이 “만약 내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너는 오랜 시간 공부만 해야 했을 것”이라며 “미국인인 네가 부럽다”고 적은 댓글까지 소개했다.

<비비시>는 일부 누리꾼이 창의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한국 상황을 묘사하며, 클로이 김이 다른 직업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자랐다면 평범한 여성이 됐을 것”이라는 글이나, “스키 리조트 식당에서 일할 수도 있다. 절대 귀화하면 안된다. 재능을 블랙홀에 묻어버릴 나라”라고 적은 글도 전했다.

한편에선 클로이 김이 유명해지자 한국계임을 자랑스러워하며, 관심을 보이는 행태를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한 누리꾼은 “한국계 미국인을 무시하다가 인제야 관심을 가진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제발 그를 한국인이라고 말하지 말아라. 미국 대표팀 일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클로이 김은 한국 명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일부에선 그 명성이 의미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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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832241.html?_fr=mt2#csidx7c3cdf2f493339e82a5a8d5c725937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