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평창겨울올림픽

이상화, 500m 은메달…여제의 마지막 싸움이 막을 내렸다 / 경향신문

성령충만땅에천국 2018. 2. 19.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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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500m 은메달…여제의 마지막 싸움이 막을 내렸다

                            

이상화가 18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레이스를 마친 뒤 경쟁자 고다이라 나오(일본)과 함께 트랙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화가 18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레이스를 마친 뒤 경쟁자 고다이라 나오(일본)과 함께 트랙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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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밴쿠버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시작된 ‘여제’의 세월은 결코 짧지 않았다.

여제가 언제나 강하지는 않았다. 감히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절대강자의 세월은 밴쿠버 이후 소치까지 4년 정도였다. 여제는 철인이 아니었다. 빙판 위에서 가장 빠른 그 다리는 언제나 통증투성이였다. 밴쿠버에서는 무릎 연골 때문에, 소치에서는 하지정맥류까지 더해 잠못드는 밤이 많았다. 그래도 버텼고 금메달을 땄다.

소치에서 돌아온 뒤 여제는 흔들렸다. 아픈 곳은 많았고 도전자들은 강해졌다. 하지만 여제는 승부사다. 중국의 새로운 도전자 장훙에게 랭킹 1위를 내주자 ‘위기’라고들 했던 2016년, 작심한 여제는 세계선수권을 3년 만에 제패해버렸다. 거듭되는 비교에 대한 거부감도 숨기지 않았다. 두 번의 올림픽에서는 상대조차 되지 않던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시즌 내내 이기며 압박해왔지만 언제나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 선수’라고 불렀다. 상대를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오직 자신과의 싸움만을 약속했다.

독일의 예니 볼프에서, 장훙으로, 그리고 고다이라로. 국적도 실력도 다채롭게 ‘라이벌’들이 교체되는 동안 여제는 자리와 자존심을 지켰다. 2위를 해도 기록 단축을 자축하며 “난 나야”라고 자신있게 외쳤다. 여제가 인정하는 유일한 라이벌은 오로지 자신뿐이었다.


‘빙속여제’ 이상화(29)가 8년 동안 펼쳐온 자신과의 싸움을 당당하게 마감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최근 1년새 이상화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고다이라는 14조에서 36초94를 기록해 소치에서 이상화가 작성한 올림픽기록(37초28)을 경신했다. 그 뒤 15조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초반 100m를 고다이라(10초26)보다 빠른 10초20에 끊었으나 결승선에는 고다이라보다 0.39초 늦게 들어왔다.

최선을 다한 여제에게 관중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 무대를 마친 이상화는 그 환호에 눈물을 쏟으며 태극기를 잡았고 일장기를 걸치고 나타난 고다이라와 마주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치열한 싸움을 펼쳤던 두 라이벌은 잠시 끌어안았고 트랙을 함께 돌며 마지막이 될지 모를 서로의 대결을 축복했다.

아시아 최초의 동계올림픽 3연패는 이루지 못했지만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며 가장 당당했던 ‘빙속 여제’의 아름다운 도전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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