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음치인 내가 여수 YWCA합창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단장은 노래를 안 불러도 된다고 해서 승낙을 했다. 우리 YWCA합창단은 노래로서 아프고 힘든 사람들의 찾아다니며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합창단이다.
단원은 40여명인데 재작년에는 팽목항에 가서 실종자 부모님들 6분을 앉혀 놓고 1시간이 넘게 눈물로 공연을 해드리고 왔고, 작년에는 신풍 애양원에 가서 한센병을 앓는 어르신들을 앉혀 놓고 뜨거운 공연을 해드리고 왔다.
우리 Y 합창단원들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여수청소년 성악앙상블인 아이소포스의 단장을 맡아 달라는 제의가 왔다. 이 앙상블은 성악가 이중현 선생님이 지도하고 있는 앙상블인데 성악에 재능이 있는 지역의 청소년들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앙상블이다.
나는 이 청소년들이 노래만 잘 부르는 청소년으로 성장하기를 원치 않는다. 노래도 잘하고 마음까지도 따뜻한 청소년들로 성장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이 친구들도 애양원에 데리고 가고 지역에 있는 고아원도 데리고 다니면서 봉사까지 시켜볼 생각이다.
그래야 이 친구들 가슴에 사람을 보듬는 따뜻한 감정이 생겨날 것이고 그 감정이 노래를 하면 더 따뜻한 음색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쓰는 말이 있다. 文如其人(문여기인)이라는 말이다. 글이 곧 그 사람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歌如其人(가여기인)이라는 말도 할 수 있겠다. 노래가 곧 그 사람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지금 전문 프로 성악가들 4~5명으로 구성된 ‘괜찮은 사람들 앙상블’도 구성하고 있다. 괜찮은 사람들 옥상의 야외무대에서 정기적으로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팀이다.
이렇게 여수YWCA 합창단이나 아이소프스 앙상블이나 괜찮은 사람들 앙상블이 부르는 노래가 우리 주변에서 힘든 사람,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어루만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고 보니 큰 아들이 오래전부터 우리 가족이 모여 노래방 한 번 가자고 했는데 아직까지 가질 못했다. 조만간 노래방에 가서 그 옛날 내가 아내에게 사기 쳤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나 한 곡 불러줘야 겠다.
by 괜찮은 사람들 박완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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