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우리 주변을 보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의 자녀들이나 공부 잘하는 아이는 어려서부터 외지로 유학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분들 중에는 자녀뿐만 아니라 아내까지도 외지에 보내고 홀로 지내는 분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압니다.
지금까지 그 수치를 계산해 본 적은 없지만, 그에 따른 지역의 경제적 손실도 상당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현행 교육시스템에서 타성에 젖은 지역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깊이 그리고 애달프게 생각해 보면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특단의 조치가 있지 않고는 이 문제를 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세상에는 모든 수요자를 만족시키는 교육정책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을 것인데 이제는 다들 포기하고 사는 느낌마저 듭니다.
그렇지만 저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교육 문제 하나만이라도 지역에서 책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 공부를 계속하지 못하는 아이들, 돈이 없고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 돈이 없어 재능을 살리지 못하는 아이들의 문제 말입니다.
여수 인구는 약 30만 명입니다. 그리고 세대수는 약 11만 세대 정도 됩니다. 그러면 그 세대 중에서 너무나 힘들게 사는 가정을 빼고 약 5만 세대가 매달 1만 원씩을 내서 ‘지역 펀드’를 조성하면 어떻게 될까, 그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 돈으로 우리지역의 힘든 아이들을 보듬고, 그 아이들의 꿈까지도 보듬는 일을 해보면 어떨까, 그 생각을 합니다. 1달에 1만 원입니다. 1만 원을 1구좌로 해서 5만 계좌를 모아보자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 일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을 계속해 나가면서 뜻있는 사람들을 모으다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만 되면 매달 모아지는 펀드 금액이 5억 원입니다. 이 펀드로 재능을 가진 아이들과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키워보면 어떻게 될까, 그 생각을 해봅니다.
“에이, 그게 말이 되냐?”
이렇게 말씀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발칙한 상상입니다. 그렇게 매달 5억 원이 모아지면 1억 원은 곰팡이 냄새 속에서 사는 아이들의 주거환경 개선자금으로 사용하고, 1억 원은 어려운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1억 원은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사용하고...
이렇게 매달 사용하는 것입니다.
대신에 조건 하나는 붙여야 하겠지요. 장학금을 받는 아이들은 방학 때가 되면,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지역에 내려와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동생들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받은 은혜를 지역의 동생들을 위해 되돌려 주는 것은 그들의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타의 방법으로 지역에 봉사하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어느 해는 배낭을 메고 해외에 나가서 나름의 방법으로 여수를 홍보하게 한다든지,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는 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가 있으면 유학비용까지도 지원해서 대한민국의 인재로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그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은 말 그대로 발칙한 상상입니다.
발칙하다는 것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미와 맥을 같이합니다. 우리가 한 달에 커피 두 잔 값을 아껴서 날개를 펴지 못한 우리 아이들의 꿈을 보듬고 그 꿈을 지원한다면 그것의 가치를 어찌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내가 내는 그 1만원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주장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발칙한 상상을 지금부터 실현시켜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