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무실이 엉망인데 어떻게 좀 도와주세요.”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나를 찾아옵니까?”
“그래도 찾아올 곳이 대표님 밖에 없어서요.”
“......”
문상엽 회장님의 손에 이끌려 사무실을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중증 장애를 가진 아이가 방 한 가운데 누워있었고, 또 한 명의 아이는 계속 밖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자원봉사자 한 분이 땀을 뻘뻘 흘리며 그 아이를 막고 있었습니다.
1층 사무실을 반으로 막아서 반은 방으로 만들어 아이들을 돌보는 공간으로 만들었는데, 나머지 반은 돈이 없어서 공사를 하지도 못하고 잡다한 물건들과 울퉁불퉁한 시멘트 바닥 그대로였습니다.
그리고 창고가 없어서 실내는 물건들로 정신이 없었고 바닥에는 외부에서 빗물이 들어와 빗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어떤 공사가 필요한데요?”
“여기 바닥을 장애인들이 재활도 하고 편하게 눕기도 하고 작은 활동이라도 할 수 있도록 마루를 깔아야 하고요, 우리 아이들의 밥을 먹여야 하니 한 쪽에는 주방 싱크대를 설치해야 하고요, 가스레인지도 한 대 필요하고요,
건물 밖에는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는 작은 창고도 하나 필요하고요, 아이들이 통유리 앞에서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통유리 앞에 보호칸막이 하나가 필요하고요, 비가 오면 아이들이 비를 맞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지붕 공사가 필요하고요,
사무실 밖에 나무로 데크를 깔았는데 이것이 썩지 않도록 페인트칠도 해야 하구요, 화장실 앞이 위험하니 벽도 하나 만들어야 하구요, 입구에는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들어올 수 있도록 바닥 작업도 필요하구요...”
돈이 없어 늘 조금씩 공사를 하다 보니 그것이 부실로 이어졌고, 보수를 해도 끝이 없는 일이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저를 찾아온 모양입니다.
이러한 것을 모두 다 하려면 어림짐작으로 1천만 원은 있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 말을 듣고 답답한 마음에 방안을 보니 중학생 정도 되는 아이가 누워있는데 고개도 들지 못하는 아이가 저를 보고 씩 웃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상엽 회장님에게 이렇게 말했네요.
“혹시 저를 어디 팔 데가 있으면 팔아서 쓰세요.”
이분들 외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만 생기면 저를 찾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작은 것은 제가 조용히 처리를 하지만 이렇게 단위가 큰 것은 저도 사실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이분들이 오죽 답답했으면 저를 찾아왔겠냐 싶어서 백방으로 알아봐야 하는 것도 이제는 저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늘 이런저런 부탁을 받는 저이지만 어제는 하루 종일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힘도 없는 저를 찾아오는, 저보다 더 힘없는 사람들. 사람들은 저를 크게 보는 것 같은데 사실 저는 그렇게 능력이 많은 사람이 아니어서 고민 또한 깊어집니다.
그래서 고민 고민하다가 이제 정말로 시작해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벼르고 벼르다가 미뤄뒀던 일을 이제는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일을 할 수 있는 '만원 펀드' 말입니다.
우선 다음 주에 준비위원부터 작은 단위로 구성하고 우선 시작하고 보겠습니다. 인원은 계속 늘려가기로 하고요. 처음에는 무모해 보일지 모르지만 시작하는 순간 도전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민들의 십십일반 마음을 모아서 1천명부터 시작하고 그 모습이 아름다우면 3천명이 되고, 5천명이 되고, 1만 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시작만 하고 그 뒤부터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저보다 더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이 펀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저는 뒤로 빠지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기금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기금을 만들고 싶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3개월 안에 10명 이상의 회원들을 모집하겠다는 분들은 모두 준비위원으로 모실 생각입니다. 목적은 하나입니다. 아름다운 마음을 모아서 아름다운 사람을 위해 아름답게 사용하자는 취지입니다.
지난 수년 동안 이와 비슷한 일을 해왔기 때문에 방법은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 고생하면 많은 아이들과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1차 목표는 5천명으로 하겠습니다. 그러면 매달 5천만원을 어려운 아이들과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주변에서 위대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겠습니까.
혹시 3개월 내에 10명 이상의 천사들을 모집해 주실 분들은 준비위원으로 등록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메일이나 저의 휴대폰 010-2645-3000번으로 성명, 직장, 연락처를 보내 주시면 우선 이렇게라도 시작해 보겠습니다.
준비위원이 100명이면 1천명의 회원이 모이고, 500명이면 5천명의 회원이 금방 모일 것입니다. 한 사람 개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이 힘을 모으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세상에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
저는 사람을 모아주는 것까지만 하겠습니다. 나머지 운영은 저보다 더 깨끗하고 정의로운 분들이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by 괜찮은 사람들
박 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