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다면 must 귀신을 조심하라. 안녕하십니까? 부부 펀 더하기 이병준입니다. 넷향기 가족여러분!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슨 귀신에게 씌워 있다고 한다면 뭐라고 반응하시겠습니까? 무슨 사이비 종교 이야기냐? 요즘 같은 최첨단 과학시대에 무슨 귀신 이야기냐? 여름철 공포영화 이야기냐? 라고 반문하실 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그런데, 저는 장담합니다. 불행한 사람들은 다 이 귀신의 노예로 살고 있다고 말이죠. 그러고 보면 제가 하는 일은 그 귀신을 쫒아내는 일이기도 하네요. 그 귀신의 이름은 ‘must 귀신’ 또는 ‘당연 귀신’ 이라고 합니다. 결혼할 때 남자와 여자가 자기 배우자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있습니다. 남자들은 대체로 ‘이 여자가 나하고만 놀아주겠지’ 라고 기대하고, 여자들은 ‘이 남자가 나만 바라봐 주겠지’ 라고 기대합니다. 그것도 ‘당연히’ ‘마땅히’ 라는 법칙을 걸고 말입니다. 그러나 부부사이에도 ‘당연히’ ‘마땅히’ 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배우자로부터 ‘마땅히’ ‘당연히’ 라는 말을 들을 때 오히려 더 하기 싫어지고, 걷잡을 수 없는 짜증이 생겨나게 될까요? 다른 사람 부탁은 아주 호의적으로 잘 들어주는데 왜 내 아내, 내 남편의 말은 화부터 나게 될까요? 그것은 바로 선택권의 문제입니다. ‘당연귀신’ 은 선택권을 내가 쥐고 있기에 상대방은 이미 하인이나 종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말을 듣는 순간 이미 기분 나쁘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입니다. 반면 외부인들은 나에게 부탁을 해 오기 때문에 화가 나지 않습니다.
please 의 힘
이렇게 볼 때, 영어의 please 는 플리즈~~~ 라는 말은 선택권을 상대방에게 완전히 준 것을 의미합니다. 즉, “나는 선택권이 없고 선택권이 오로지 당신에게 있으니, 만약 그렇게 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난 힘이 없고 약하니 꼭 그렇게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라는 자기를 낮추는 의미가 들어 있게 됩니다. 사람은 우월감을 경험할 때, 호의를 베풀게 되어 있습니다. 식당에 가면 모든 손님이 다 “사장님~!”이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손님을 왕으로 모신다는 마케팅 전략이 바로 이 심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그 소리를 들을 때 기분 나쁠 사람이 없다는 뜻이죠. 초보운전 딱지 기억하십니까? 그냥 ‘초보운전’ 이라고 붙여놓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짜증을 내고 더 골탕 먹이려는 속성이 생깁니다. 우월감이 발동하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요즘은 재미있는 초보운전 딱지들이 많습니다. ‘처음 나온 병아리예요’ 라는 귀엽고 깜찍한 것도 있지만, ‘3시간 째 주구장창 직진 중’, ‘저도 제가 무서워요’ ‘이 글자가 보이십니까? 그럼 당신은 제게 너무 가까이 와 있습니다’ ‘답답하시쥬? 지도 환장하것시유~’, 경고형도 있습니다. ‘지금은 느림보, 나중엔 터보, 건드리면 람보’. 여성들은 ‘밥 해 놓고 나왔음’ 이라고 붙이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어떤 분이 차 뒤에 문구를 붙였는데, 고속도로에서 지나가는 차 마다 경적을 울려대는 것이었습니다.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웃는 겁니다. 그분의 뒷 유리에는 “형님! 죄송합니다. 플리즈~~!” 라고 붙여 놓았다고 하더군요.
여러분 몇해전에 국제전화 CF에 이런게 있었죠. 혹시 전화를 걸었을 때 당황하지 말고 please를 붙이세요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please는 자신을 낮추는 방식, 상대방을 존중하는 그런 분들입니다. 그럴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도와주게 되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장난을 하나 만들어 보았습니다. please 하는 순간 일이 잘 풀리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