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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생명 볼모로 한 ‘마스크 매점매석’ 사라져야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2. 1. 06:17

[사설] 국민생명 볼모로 한 ‘마스크 매점매석’ 사라져야

등록 :2020-01-31 19:44수정 :2020-02-01 02:03

 

‘신종 코로나’ 틈타 일부에서 폭리 추구
힘들수록 공동체 안전·공익 생각해야
아산·진천 결단, ‘성숙한 시민’ 본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봉쇄된 중국 후베이성 우난에서 교민들이 입국하는 31일 오전 김포공항으로 119구급대 구급차들이 들어가고 있다. 김포공항/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봉쇄된 중국 후베이성 우난에서 교민들이 입국하는 31일 오전 김포공항으로 119구급대 구급차들이 들어가고 있다. 김포공항/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계기로 마스크·세정제 등 관련 용품의 수요 증가를 틈타 일부 업자들이 가격을 크게 올리거나 공급을 멋대로 조절해 국민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부당한 폭리를 목적으로 한 매점매석이나 짬짜미(담합)는 공정한 시장질서를 해치는 행위다. 더욱이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한 파렴치한 행위라는 점에서 엄단하는 게 마땅하다.

최근 신종 코로나 확산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일부 온라인 판매업자들이 마스크 가격을 급격히 올려 판매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수요가 늘면 값이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가격이 갑자기 10배 이상 폭등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는 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 일부 약국이나 편의점에서는 품절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병원에서 환자용으로 주문한 마스크까지 갑자기 공급을 취소하거나, 평상시보다 몇배 오른 가격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부 업자들이 신종 코로나 확산을 기화로 폭리를 취하기 위해 매점매석, 짬짜미 등의 불공정 행위를 한다는 의심을 충분히 할 만하다.

정부는 ‘의약외품 시장 점검 및 대응회의’와 ‘혁신성장 점검회의’를 잇달아 열고, 31일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생산·유통 단계별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또 2월 초까지 ‘매점매석행위 금지 고시’를 제정하기로 했다. 고시에는 폭리를 목적으로 물품을 매점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에 대해 2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내용을 담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담합을 통한 가격인상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판매업자에게 부당한 마스크 가격 인상의 시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에서 시장질서 교란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속하고 단호한 대처로 시장 불안을 조기에 차단하기 바란다.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사익을 추구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국가와 사회가 곤경에 처했을 때는 개인보다 공동체의 이익과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오랜 전통이자 미덕이다. 그런 점에서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의 현지 주민들이 전세기로 귀국한 우한 교민들의 격리시설 수용에 찬성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 큰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고통과 절망 속에서 많이 힘드셨죠” “편히 쉬었다가 가십시오” 등과 같은 현지 주민의 환영 글이 올라오고, 응원 댓글과 공유, ‘좋아요’가 수만개씩 달린다고 한다. 감염병과의 힘든 싸움 와중에 국민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소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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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26462.html?_fr=mt0#csidx6a9cadd7763528686c3c34d2c9274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