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언론

[초선이 온다①] 양향자 “나처럼 유리천장 깨란 말은…”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4. 23. 04:59

[초선이 온다①] 양향자 “나처럼 유리천장 깨란 말은…”

입력 : 2020-04-22 17:28/수정 : 2020-04-22 19:28

 

 

 

 

 

 


더불어민주당 양향자(광주 서을) 당선인 앞에는 ‘최초’ ‘유일’의 수식어가 붙는다.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 호남지역 유일한 여성 당선자 등이다. 다양한 유리천장을 깨온 그는 그럼에도 “나처럼 노력하면 된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며 국회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했다. 실물경제전문가로서의 자부심도 드러냈다.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산업 패러다임에 국회가 선제적으로 대응을 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제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양 당선인은 22일 국민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4년 동안 저는 압축 성장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4년 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 손에 영입됐다가 낙마했던 그는 이번 선거에서 천정배 민생당 의원과의 리턴매치에서 75.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넉넉한 승리를 거뒀다. 비록 20대 총선에서 낙마했지만 4년간 원외에서 정치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 2016년 8월 유은혜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전국여성위원장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광주선거대책위원회 상임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2018년엔 광주시장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차관급), 민주당 일본경제침략 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양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국회에서 들어와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역사 바로 세우기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이 대한민국 정신의 근간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있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자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2017년 소녀상 눈물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위안부 관련 일을 하고, 5·18의 가치를 훼손하는 사람들의 만행을 보면서 국회에 들어간다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역사 왜곡 행위에 대해 벌금형이 아니라 징역형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1호로 발의할 것이다. 우리 후손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삼성전자에 30년간 몸담은 실물경제 전문가로서 하고 싶은 일이 많을 것 같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 이후 경제위기를 극복하라는 민주당에 대한 기대와 바람, 문재인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국회에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4차 산업혁명의 뿌리, 줄기, 잎은 반도체다. 삼성전자에서 10~15년 후를 보고 기술개발을 해왔던 경험은 신산업에 필요한 법안, 정책을 만들 때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거라 생각한다.”

-카카오뱅크 대표를 지낸 이용우 당선인, 미래에셋대우 대표 출신의 홍성국 당선인 등 경제전문가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경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저 혼자 힘으로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용우 홍성국 당선인이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고, 협업해야 할 일이 정말 많을 거라 본다. 정파와 계파, 당을 떠나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는 힘을 모아야 한다.”

-21대 국회를 통틀어 호남 지역 유일한 여성 당선인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민주당 내에서 호남 출신이라는 것은 큰 강점이다. 또 호남 지역 유일한 여성 당선인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하지만 이는 한편으로 매우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다. 저는 유리천장을 깼지만 저처럼 노력하면 된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출산이 출세를 막고, 육아가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사회구조를 바꾸는 일이 제가 해야 할 일이다. 또 정치도 저처럼 이렇게까지 힘들게 하라고 하고 싶지 않다. 여성 정치인들이 국회에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리더십을 가지고 역할을 할 수 있는 모델을 많이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당선 직후 가족들이 어떤 말을 해줬나?

“저희 어머니는 “이제 완전히 국가의 딸로 헌납했다”고 하시더라.(웃음) 시부모님은 “국가의 며느리가 됐다”고 하고. 남편도 아이들도 다들 자랑스러워했다. 앞으로 정말 잘 지원해줄 테니 국가의 일을 잘하라고 격려해줬다.”

-두 번째 선거였지만 네거티브는 여전히 힘들었을 것 같다.

“아니면 말고 식의 고발은 선거에서 정말 없어져야 할 악(惡)이다. 정치적 공격을 위해서 저런 방법도 쓰는구나 직접 체험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또 호남, 특히 광주는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생각 때문에 굉장히 과열됐었다. 상당한 공격을 받았지만, 그 또한 제 정치 근육을 키워줬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쾌하게 대응을 했다.”

-국회 밖에서 지켜보면서 이건 정말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무엇이 있나?

“분열을 조장하고 위기를 부추기고 국정을 발목 잡는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에 따라 싸우는 국회에 국민들은 진저리가 났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가차 없는 평가를 내렸다고 본다. 또 정치는 결국 경제다. 먹고사는 문제, 민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들은 다시 분노할 거다. 여당에 힘을 실어준 이유도 문재인정부에 힘을 실어서 일을 잘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눈여겨보는 야당의 초선 의원이 있다면 꼽아달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을 지낸 한무경 미래통합당 당선인. 대한민국에서 여성 경제인들이 정말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그분의 활약상을 보면서 믿음이 가고, 잘하실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함께 연대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끼고 있다.”

-마지막으로 당선인만의 강점을 어필해본다면.

“4년 전 제가 영입됐을 때 지역민들이 상고를 졸업하고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에서 연구 임원이 된 것은 알겠다, 실력도 있고 능력도 있는 건 알겠는데 정치적 경험이 무엇이냐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낙선했지만 그 뒤로 전국여성위원장 겸 최고위원으로서 정당을 압축적으로 경험했고, 정권교체 과정에서 국정 디자인을 하는데 기여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가서는 첨단기업의 DNA, 일하는 방법과 조직문화를 이식하면서 공무원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506270&code=61111111&sid1=p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