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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전단 살포 모두 백해무익하고 시대착오적이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6. 22. 05:33

[사설] 남북 전단 살포 모두 백해무익하고 시대착오적이다

등록 :2020-06-21 20:35수정 :2020-06-22 02:39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20일치 2면에 '대남 삐라' 뭉치와 주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 전단을 인쇄·정리하는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연합뉴스

 

남북이 전단 살포를 놓고 연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에 맞서 북한은 대규모 ‘보복 삐라’ 살포 준비에 나섰다.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오는 25일을 전후해 대북전단 100만장을 보낼 계획이다. 남북 모두 백해무익하고 시대착오적인 ‘삐라전’을 즉각 멈춰야 한다.

 

지난 20일 통일부가 북한의 대남전단 살포 계획 중단을 촉구했으나, 21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는 대남전단 살포 뜻을 재확인했다. 이미 다 깨어져나간 남북관계를 놓고 계획을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고, 역지사지 입장에서 똑같이 당해봐야 북한이 느끼는 혐오감과 불쾌감을 알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탈북자 단체인 큰샘이 지난 19일 대북 쌀 페트병 살포 계획을 보류한 배경에는 대북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여론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정부는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강하게 단속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북전단 금지법을 만들려고 한다.

 

북한 처지에선 남한의 뒤늦은 대처가 못마땅할 수 있지만, 대남전단 살포로 맞대응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더욱 소모적 대립으로 몰고 갈 우려가 크다. 자유북한운동연합도 남북 충돌의 불쏘시개가 되어선 안 된다는 여론을 고려해, 대북전단 살포 계획을 취소하는 게 마땅하다.

 

대북전단과 대남전단 모두 남북관계에 백해무익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북한이 공개한 대남전단의 내용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놓고 조롱하고 모욕하는 내용을 보면 남한 내부 사정에 대해 오판하는 듯하다. 이런 전단은 남북 화해 협력을 지지하는 남한 국민마저 북한에 등을 돌리게 할 위험성이 크다.

 

북한 당국이 전단 살포를 주도하는 것도 문제다. 대북전단은 일부 탈북민 단체가 뿌렸다. 대남전단은 “격노한 민심에 부응한” 조치로 포장했지만 사실상 북한 사회 전체가 공개적인 방식으로 대규모 살포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미 보수 쪽에서 대북 군사강경책이 덩달아 나오는 것도 걱정스럽다. 미국 전략폭격기가 동해에 출격했고, 한반도 주변 미국 전략무기 배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미국 미사일방어(MD)계획 참여, 국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 주장 등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고 있다. 남북한 전단이 이들에게 한반도 군사긴장을 높이는 빌미가 되어선 안 된다.

 

남북한 전단 모두 한반도 평화와 남북 주민 일상을 위협하는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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