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유기성*신우인목사설교+칼럼

내가 좋아하는 詩 [김동호 목사]

성령충만땅에천국 2020. 10. 4. 10:21

내가 좋아하는 詩


1.
내가 좋아해서
가끔씩 일부러 꺼내 읽는 시가 있다.
최상호 시인의 ‘김춘수의 꽃을 가르치며’라는 시집에 나오는
‘다짐’이라는 시이다.

2.
최상호 시인은 그 시집을 낼 때
어느 고등학교의 국어 선생님이셨다.
지금은 교장선생님이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혹시 은퇴하셨을까?....

3.
최 시인의 시를 읽으면
참 스승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늘 코 끝이 찡하곤 했었다.
그 감동을 잊지 못해
가끔씩 일부러 책장에서 그의 시집을 꺼내 읽곤 한다.
그러면 언제나 코 끝은 찡해진다.
가슴은 따뜻해 진다.
그러면 무채색으로 보이던 세상이 갑자기 꽃 밭으로 변한다.

4.
다짐
정호야 그리고
날라리라 불리던 동방불패 4인방아!
당당히 고개들고 선생님 하고 외쳐라.
불합격이란 말은
너희를 단죄하는 칼날 아니다.
교실 모퉁이에서 졸업식장의 구석에서
풀죽은 얼굴로 숨어 있는 너희들
이리 나오지 못하겠니?
아침 이슬에 저녁 별 보던 만리동 언덕
눈물고개의 귀신 바람 부는 소리 듣던
겨울 저녁 밤에
웃고 사는 놈만 빛나는 인생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니?

5.
저런 선생님 만나 학교 다녔던
정호
동방불패 4인방은 지금 뭐가 됬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사람 냄새나는 진짜 사람이 되었을 거야.
틀림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