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총장이 중립 훼손”…윤, 한 시간 뒤 강의서 “살아있는 권력 수사”
등록 :2020-11-03 21:16수정 :2020-11-03 22:33
검찰 개혁 방향 놓고 추-윤 ‘충돌 계속’
윤, 법무연수원 강의서 여권 등 압박 반발
“검찰제도, 프랑스혁명 정신서 시작…
진짜 개혁은 권력 눈치 보지 않아야”
“총장 행보가 중립 훼손” 추 장관 비판에
‘국민의 검찰’ 강조하며 맞대응
윤석열 검찰총장(가운데)이 3일 오후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에서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오른쪽)과 함께 강의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개혁”은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초임 부장검사 대상의 리더십 강화교육에서 검찰개혁의 목표를 강조하며 이런 메시지를 내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자신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개혁”이란 ‘살아 있는 권력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는 것’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이날 윤 총장 강의를 들은 한 검사는 “윤 총장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무엇인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했다.앞서 윤 총장의 강의 1시간 전에 추 장관은 입장문을 발표해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다. 검사들과 소통하겠다”며 ‘평검사 공개저격’으로 끓어오른 검사들의 반발을 수습하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러나 추 장관은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되는바, 특히 그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윤 총장 비판을 이어갔다. 이날 저녁 7시쯤 공개된 “살아 있는 권력 수사가 검찰개혁”이라는 윤 총장의 메시지는 추 장관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윤 총장은 “검찰 제도는 프랑스혁명 이후 공화국 검찰에서 시작했다. 검찰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공화국 정신에서 탄생했다”며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새로 부장이 된 여러분들이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검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검찰을 만드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하며 “저도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권의 공세와 추 장관과의 갈등 속에서도 총장직을 지키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자들이 3일 법무연수원 앞에 놓은 환영 화환.
이날 윤 총장은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법무연수원에 도착했다. 윤 총장이 탄 검은색 제네시스가 도착하자 지지자 3명이 “윤 총장 파이팅”을 외쳤다. 법무연수원 100m 전방에서 이정표 역할을 하는 조형물 앞에는 “윤석열 총장님은 우리의 영웅입니다”, “한동훈 검사님 힘내십시요”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이 놓여있었다. 법무연수원은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검·언 유착 의혹에 연루돼 직무에서 배제된 뒤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진천/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이슈검찰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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