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목사/절망은 희망의 씨앗 (왕하 4:1-7)
인생을 살다보면 때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많은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을 바라보고 좌절에 빠집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은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고 절대 긍정의 믿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할 때,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시는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1. 여인이 처한 절망적 상황
엘리사 선지자의 제자들 중 한 제자의 아내가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자, 엘리사에게 와서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선지자의 제자들의 아내 중의 한 여인이 엘리사에게 부르짖어 이르되 당신의 종 나의 남편이 이미 죽었는데 당신의 종이 야훼를 경외한 줄은 당신이 아시는 바니이다 이제 빚 준 사람이 와서 나의 두 아이를 데려가 그의 종을 삼고자 하나이다 하니”(왕하 4:1)
남편의 죽음으로 고통스러운 이 여인에게 설상가상으로 두 아들마저 빚 때문에 종으로 끌려가야 하는 상황이 닥친 것입니다. 남편을 잃은 상실의 고통과 두 아들을 종으로 넘겨야 하는 가난의 고통으로 인해 여인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절망을 느꼈을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이 여인과 같이 마음의 고통과 경제적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는 이 여인과 같이 하나님께 나아가 자신의 형편과 사정을 부르짖어야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지낸 박선규 의원은 가난한 농촌 마을 이장의 아들로 태어나 5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습니다. 당시 31살이었던 그의 어머니에게는 6살, 5살, 3살, 태어난 지 100일 된 아기, 이렇게 4남매가 남겨졌습니다. 31살의 새댁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었습니다.
그런데 험한 세상의 인심은 그의 어머니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이장이었던 그의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을 대신해 보증을 서고 농사물품을 구입해서 나누어주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 모든 빚을 어머니가 떠맡게 된 것입니다. 빚 독촉에 그의 어머니는 남편의 죽음을 슬퍼할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집과 논밭을 팔아 빚을 청산하고 나니 남은 것은 고구마 두 가마니뿐이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서울로 상경하여 신길동 달동네에 정착했습니다. 희망을 안고 찾아온 서울이었지만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자녀들이 잠들어있는 이른 새벽에 일터로 나갔다가 자녀들이 자고 있는 밤에 돌아올 만큼 힘겨운 삶의 연속이었고, 방안으로 스며드는 연탄가스로 인해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절망 대신 하나님을 붙잡고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박선규 의원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결혼 전부터 신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어머니의 신앙생활은 더욱 철저해졌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주일예배만은 빼놓지 않으셨고 입에서는 끊임없이 신음 같은 기도가 흘러나왔습니다. 한밤중 어머니의 흐느끼는 기도 소리에 놀라 눈을 뜬 기억도 적지 않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붙잡고 눈물의 기도를 드렸더니 하나님께서 네 자녀 모두를 하나님 은혜 가운데 축복된 삶을 살도록 인도해주셨습니다.
지금 어떠한 절망 가운데 있습니까? 절망이 다가오고 문제가 다가오고 어려움이 다가와도, 엎드려 주님 앞에 부르짖고 간구하면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절망이 희망의 씨앗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2. 여인에게 남아 있는 희망
엘리사는 절망 가운데 부르짖는 여인의 호소를 듣고 그녀를 돕기 위해 그녀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엘리사가 그에게 이르되 내가 너를 위하여 어떻게 하랴 네 집에 무엇이 있는지 내게 말하라 그가 이르되 계집종의 집에 기름 한 그릇 외에는 아무것도 없나이다 하니”(왕하 4:2)
엘리사의 물음에 여인은 자신의 집에 남아 있는 것은 기름 한 그릇 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엘리사가 여인에게 물었던 것과 같이,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부르짖을 때 ‘부족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으시고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십니다. 이것은 오늘날 절망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네 믿음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시는 주님의 음성입니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믿음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없는 것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가진 것, 즉 믿음을 요구하시고 믿음을 통해 기적을 창조해 내십니다. 따라서 믿음은 놀라운 기적의 씨앗이 됩니다.
열왕기상 17장을 보면, 시돈에 있는 사르밧의 한 과부는 자신에게 마지막 남은 밀가루 한 움큼과 약간의 기름으로 엘리야를 대접했을 때, 3년 반의 가뭄 속에서도 식량이 떨어지지 않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 요한복음 6장을 보면, 예수님은 남자만 5천명, 여자와 아이들까지 합치면 그 몇 배가 되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안드레는 한 소년이 가져온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주님께 드림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먹고 열 두 광주리가 남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작은 것, 생명과 같이 소중한 것을 하나님께 믿음으로 드릴 때,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놀라운 기적을 베푸십니다.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지극히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믿음으로 내어놓으면 하나님께서 그 작은 것을 통해 큰일을 행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라고 말씀합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히 11:6)
절망과 문제가 우리 앞을 가로막을 때 문제를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희망이 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고 절대긍정의 믿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3.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환경
엘리사는 여인에게 나가서 모든 이웃에게 빈 그릇을 빌려 오되 가급적 많이 빌려오라고 말했습니다.
“이르되 너는 밖에 나가서 모든 이웃에게 그릇을 빌리라 빈 그릇을 빌리되 조금 빌리지 말고 너는 네 두 아들과 함께 들어가서 문을 닫고 그 모든 그릇에 기름을 부어서 차는 대로 옮겨 놓으라 하니라”(왕하 4:3-4)
엘리사는 여인에게 많은 기름을 주지 않고 그 대신 빈 그릇을 빌려오라고 요구했습니다. 이것은 여인에게 절대 긍정의 믿음, 행함이 있는 믿음을 요구한 것입니다. 또한 빈 그릇은 행함이 있는 믿음의 분량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믿음의 분량대로 채우시는 분입니다. 따라서 성경은 믿음의 입을 넓게 열라고 말합니다. “네 입을 크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하였으나”(시 81:10b)
이러한 믿음은 순종으로 나타납니다. 그릇을 가급적 많이 빌려서 기름을 부으라는 엘리사의 요구는 인간적인 관점에서 보면 매우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인은 엘리사의 말에 믿음으로 순종하여 절망적인 상황에서 건짐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믿음으로 순종할 때 기적을 행하십니다. 예수님은 밤새 그물을 던졌으나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베드로에게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침 시간에는 깊은 곳에 고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인간적인 생각을 모두 내려놓고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눅 5:5b)라고 대답하며 믿음으로 순종했습니다. 그러자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물고기가 잡히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믿음으로 순종할 때 받게 되는 축복입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결단하고 순종하며 나아가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미국 애리조나 주의 사막 한가운데 사는 인디언 호피부족을 섬기고 있는 이상혁 선교사님은 선교사가 되기 전 강남에서 안정된 목회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미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애리조나 주 인디언 선교사를 구하고 있는데 지원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제안을 거절했지만 아내의 권유로 일단 훈련을 받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훈련기간 동안, 찬송을 부르면 머릿속에서 “원 리틀, 투 리틀, 쓰리 리틀 인디언~” 하는 노래가 떠나질 않았고, 기도하려고 눈을 감으면 머리에 새털, 닭털을 꽂은 인디언이 화살을 쏘며 달려들었습니다. 그런데 훈련 마지막 날,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야훼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수 1:9)”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 믿음으로 순종하기로 결단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 모든 필요를 채우기 시작하셨습니다. 당시 그는 비행기 표와 거처 마련 등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없었는데, 선교사 파송 광고 후 2주 동안 모든 비용을 감당하고도 남을만한 헌금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그는 당시의 경험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채워주심은 ‘급속충전’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이만큼의 돈이 필요하다고 포대자루를 벌리자 흘러넘치도록 채워주시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그는 선교사역 내내 놀라운 하나님의 채워주심을 경험했습니다. 그는 채워주심의 놀라운 비밀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제가 하나님을 10% 의지했을 때 하나님은 10%만 책임져주셨습니다. 하나님을 50% 의지했을 때 하나님은 50%를 책임져주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100% 의지했을 때, 하나님은 3,000% 6,000%, 10,000%로 채워주셨습니다”
우리의 삶의 그릇이 비어 곤고할 때 세상이나 사람을 의지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삶을 채우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믿음으로 순종하며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의 곤고함을 채우시는 놀라운 기적을 행하실 것입니다. 성경의 이 여인도 믿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 말씀에 순종했을 때, 빌려온 모든 그릇에 기름이 가득 차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순종할 때 하나님이 채우시는 은혜는 풍성합니다. 열왕기하 4장 7절은 빚을 갚고도 남을 만큼의 기름을 주셨다고 말합니다. “그 여인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나아가서 말하니 그가 이르되 너는 가서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 너와 네 두 아들이 생활하라 하였더라”(왕하 4:7)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던 여인은 믿음의 순종을 통해 기적을 체험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남은 기름을 팔아 생계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현재의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의 문제까지도 해결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채우시는 은혜는 이와 같이 풍성합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문제가 다가와도 결코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비록 마지막 남은 것이 기름 한 병뿐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하나님의 손에 얹고 믿음의 입을 넓게 열어 절대 긍정의 믿음으로 순종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행하시는 놀라운 기적을 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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