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닮기 6
분도 요셉 라브르(Joseb Labre)처럼 살기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히 12:2)
지금 저는 <예수님 믿기>에서 <예수님 닮기>로 차원을 높이자는 말씀을 5번 전하였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닮으려고 발버둥치며 살았던 분도 이야기를 실제로 드리려고 합니다.
그 사람의 진가는 관 뚜껑을 닫을 때 나타난다고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 장례식이 가장 멋진 분은 바로 분도 요셉 라브르입니다. 이제부터 분도라고 부르겠습니다. 분도의 장례식이 특이하였던 것은 35년 이 세상을 산 분도의 생애가 얼마나 감동을 주었는 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꼭 108권 책을 출판하였습니다. 책을 저술하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나를 가장 많이 울게 한 사람입니다.
분도 요셉 라브라에 대한 평가를 간단히 말하는 글입니다.
“아무리 말을 많이 하여도 분도 요셉 라브르의 모든 덕을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그에 대하여 알려고 하지 말고 그를 본받으려고 하여야 합니다. 우리 시대가 험악하다면 더욱 더 그를 찾아야 합니다. 분도 요셉 라브르는 예수님처럼 살려고 가난을 선택하였습니다. 선택한 가난은 가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포기의 모범자를 찾으라고 하면 분도 요셉 라브르입니다.
수도의 모델을 보려면 분도 요셉 라브르를 보면 됩니다.
거룩의 표상을 구하려면 분도 요셉 라브르에게 가면 됩니다.
감동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분도 요셉 라브르를 부르면 됩니다.
분도 요셉 라브르의 엄격한 고행과 무서운 극기는 세상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먼저 분도의 죽는 모습과 장례식 장면을 알아 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그가 어떻게 살았는 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위대하다! 분도여!
분도는 35세에 로마에서 죽었습니다. 분도의 얼굴을 보여 달라고 모여든 군중들로 법석였습니다. 로마 전 시내에 분도가 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불과 밤사이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물밀 듯이 몰려 들었습니다. 성스러운 거지 분도를 마지막으로 보려는 이들이 꾸역꾸역 찾아 왔습니다. 빈부 귀천을 가리지 않고 몰려 왔습니다. 입추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거지, 천민, 귀족, 부자, 고관, 사제 모두 동원되었습니다. 로마 시내 상점은 문을 닫았습니다. 길거리에서 움직이는 이들은 모두 분도를 보러 왕래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분도의 옷자락을 잘라 가는 이가 있었습니다. 분도의 이불끝을 자르는 이도 있었습니다. 분도의 살은 어린아이 살같이 부드러웠습니다. 이제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 왔습니다. 아우성이었습니다. 드디어 군대까지 동원되었습니다. 질서를 유지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분도 시신 문제
분도를 어느 곳에 매장하느냐로 문제가 생겼습니다. 서로 자기 관내에 묻겠다고 시신을 놓고 싸움이 아닌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교회에서 장례를 치루어야 하는 데 어느 길로 가느냐를 놓고도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서로 자기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였기 때문입니다. 해가 지기 전에 시신을 교회로 옮겼습니다. 로마 풍습대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 옮겼습니다. 사람들은 분도의 얼굴을 보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름답다. 참으로 아름답다.”
“오! 분도여! 거룩한 거지여! 너는 복되도다!”
온 로마가 들섞였습니다. 온 로마가 집중되었습니다. 전 시가지가 움직였습니다. 군대가 두 배 증원되었습니다. 모두가 거룩한 청빈, 영웅적인 거지 생활, 겸손한 삶을 찬양하였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외쳤습니다.
“성인이 죽었다. 성인이 죽었다.”
거리는 천지가 진동하는 것같았습니다.
교회 앞에 시신을 놓았습니다. 이상하였습니다. 산 사람처럼 이마에서 땀이 흘렀습니다. 이마와 수염을 땀으로 흠뻑 적셨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이었습니다. 이 때 와레디 의사가 분도의 시신에서 피를 뽑아 검사하였습니다. 산 사람의 피처럼 맑고 생생하다고 말했습니다.
프란체스코 테레스키는 분도의 얼굴을 영원히 간직하여야 한다면서 석고로 분도의 얼굴을 찍어냈습니다. 미술가들은 분도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로시에르 신부가 감탄하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참으로 개선이다.”
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성 금요일이었습니다. 아침 문을 열기도 전이었습니다. 이미 교회 주변은 인산 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분도 시신 가까이 있는 이들은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득 찬 사람들이 조금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장례를 치룰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시신을 매장하기 위하여 운반할 수가 없었습니다. 군대를 불러 길을 내보려고 하였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교황을 대리하여 카르디날이 선언하였습니다.
“장례를 연기합니다.”
시신 옆에 있는 사람들은 기념으로 보관하려고 분도의 수염을 하나씩 뽑았습니다. 머리카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신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향기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외쳤습니다.
“저는 복되다. 저를 낳은 자는 복되도다.”
“저 얼굴은 참으로 천사의 얼굴이다.”
한편 사람들은 분도가 마지막으로 머믈던 요양원으로 달렸습니다. 분도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가지려는 것이었습니다. 달려가 요양원은 벌써 모든 물건들을 감추어 버렸습니다. 온통 로마는 분도 이야기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보잘 것 없었던 거지 분도가 이렇게 로마를 움직일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성토요일이 되었습니다. 부활절 전날이었습니다. 이 날은 아예 분도의 시신을 문밖으로 내놓았습니다. 장례를 편하게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장례에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첫 기적은 병고침의 기적입니다.
1779년 2월 21살된 안제리까 까르떼리니 여인이 층계에서 떨어졌습니다. 높은 곳이었습니다. 충격으로 심장통, 구토, 기침 등 불치병에 걸렸습니다.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날이 갈수록 심하여졌습니다. 다 죽었습니다. 송장같았습니다. 아직 숨이 붙어 있기에 집안에 두었습니다. 외과의사 2명, 내과의사 4명이 붙어서 마지막 치료를 하였지만 모두 포기하였습니다. 이제 장례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시체같은 여자를 메고 분도 시신옆으로 왔습니다. 분도 시신의 손을 만졌습니다.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전신에 이상한 전율이 일어났습니다. 떨었습니다. 그 여인은 일어났습니다. 그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복된 분도여! 감사합니다. 동생아! 나는 지금 나았다.”
모두가 감격하여 울었습니다. 거기에 있던 의사들이 모두 진찰하여 보았습니다. 병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말끔히 나았습니다. 12명 증인이 보았습니다. 그는 죽기까지 날마다 분도 무덤에 가서 하루 한번씩 기도하였습니다.
두 번째 기적이 있었습니다.
그 날 이 기적의 소식은 멀리 멀리 퍼져 나갔습니다. 사람들은 두 배로 많이 모였습니다. 이미 통제 불가능이었습니다. 분도의 시신을 보려면 줄을 서야 했습니다. 5시간 이상 줄을 서도 보지 못 하고 돌아가는 이가 허다하였습니다. 사람들이 타고 온 마차가 수없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시신을 보지 못 한 이들은 만지니 요양원으로 달려가서 분도의 모습을 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만족하여야 했습니다. 분도가 죽고 나자 분도가 사용하였던 물건이나 분도의 머리칼, 수염은 가장 귀중한 보물이 되었습니다. 깨진 나무 그릇이나 분도가 지녔던 성경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보배로 바뀌었습니다.
세 번째 기적이 있었습니다.
병든 사람이 와서 고침받은 후 사용하던 목발, 침상, 붕대, 나무다리를 분도가 머믈던 방에 버렸습니다. 저녁에 성전문을 잠글 수 없이 사람들이 많이 몰렸습니다. 군대가 동원되어 질서를 유지하였습니다. 교황 대리 카르디날은 분도를 성전 내에 경내에 장례를 치루라고 명령하였습니다다. 그 날 밤에 분도가 묻힐 자리를 팠습니다. 이 자리는 분도가 살아 있을 때 종종 눈길을 주었던 곳입니다.
부활주일입니다.
거룩한 예배를 드려야 했는 데 예배를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날 종일 부활절 예배를 한번도 드리지 못 하였습니다.
“내가 네게 자리를 사양한다.”
주님이 말씀하시는 것같았습니다. 부활절에 예배도 드리지 못 하고 분도는 묻혔습니다.
마르고니 신부가 그 때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일을 내 귀로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고, 내 눈으로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사람 홍수다. 사람 사태다.”
사람들은 정신없이 환호하였습니다.
계속되는 기적
분도 시신 옆에서는 계속 기적이 이어졌습니다. 앉은 뱅이가 일어났습니다. 소경이 눈을 떠났습니다. 불치병이 고침받았습니다. 10년 고질병 신경통이 깨끗이 나았습니다.
부활절 오후 2시였습니다.
화가들이 분도의 얼굴을 그려 놓아야 한다고 시신을 옮겼습니다. 사람들이 얼굴 보고 싶다고 아우성쳤습니다. 할 수 없이 도로 갖다 놓아야 했습니다. 모두 소리를 질렀기 때문입니다.
“오! 성인의 얼굴을 보고 싶다.”
질서가 무너졌습니다. 혼돈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군대는 매를 군중들에게 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매를 맞으면서도 외쳤습니다.
“분도의 얼굴만 볼 수 있다면 맞아도 좋다. 때려라.”
그리고 몰려 들었습니다. 부활절에 몰려 온 사람은 20만명에서 30만명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비천한 자를 높이 들어 올리셨습니다. 분도가 살아 있을 때에 미친놈이라고 욕하였던 사람들이 회개하였습니다. 이 날 예수님에게 군중이 몰려 드는 것같이 몰려 들었습니다.
분도가 죽은 지 3일 지났습니다. 그러나 시신은 조금도 썩지 않았습니다. 조금도 냄새가 없었습니다. 부활절에 성전 안에 매장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라틴어로 분도의 일생을 간략하게 적어 관속에 넣었습니다. 며칠 수 무덤위에는 대리석 비석이 세워졌습니다. 비석에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하나님의 종 분도 요셉 라브르. 불란서 뿔러인 교구 출생
1783년 4월 26일 성 수요일 선종 35세 부활절 오후에 이 곳에 누움.”
영광에 영광을
분도의 장례가 끝난 후에도 사람들이 찾아 오는 것이 멈추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증가하였습니다. 멀리에서도 분도의 무덤에 몰려 들었습니다. 특별히 병자들이 많이 몰려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몰려는 드는 곳에는 범죄도 있었습니다. 거룩한 성전 성물위에 올리가서 무덤을 보기에 성물들이 더럽혀졌습니다. 파괴되었습니다. 그래서 군인들이 경계를 섰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성전 안과 밖에 모두 문제였습니다. 마르고니 신부는 분도가 예언한 세가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고백하고 시인하였습니다. 분도는 평소에 세 가지를 예언하였습니다.
1. 내가 지금 걸인으로 더러운 몸이지만 많은 사람에게 싸여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2. 성스러운 교회 성물보다 나를 더 좋아 할 것입니다.
3. 나때문에 성전안에서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교황 대리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하여 성전 문을 열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한 달 시한부였습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막무가내였습니다. 거룩하고 성스럽게 산 분도의 장례가 그렇게 혼란스러울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 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분도의 무덤은 수많은 병자들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각 종 병들이 모두 고침받았습니다. 기적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벙어리가 말했습니다.
소경이 눈을 떴습니다.
반신불수가 걸었습니다.
수종병이 깨끗함을 받았습니다.
불치병자가 일어났습니다.
군중 앞에서 어떤 여인이 썩은 발을 비석에 올려 놓았습니다. 그 발에서 썩은 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땅이 흥건하게 젖을 정도였습니다. 즉석에서 고침받았습니다.
이 소문에 사방에 전해졌습니다.
불신자들이 와서 이 모습을 직접보고 고백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기적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습니다. 호기심으로 와 보았습니다. 이제는 머리가 숙여집니다.”
어떤 사람이 아침에 가서 분도 무덤을 떠나지 않고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세어보았습니다. 67가지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순식간에 보았습니다. 그 중에 가장 놀라운 것은 22년 동안 말 못 하던 벙어리가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분도의 무덤에서 기적은 계속 되었습니다. 순례자는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무덤에서뿐만 아니었습니다. 그가 머믈던 요양원, 그가 탈혼하던 자리, 그가 기도하던 곳, 임종하던 방, 콜로세움 방 모두에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분도가 무릎꿇었던 자리가 기도처가 되었습니다.
이 소식은 분도의 고향 프랑스 아메드에 알려졌습니다.
이런 소식은 번개같았습니다. 그 곳에서는 분도의 부모를 초청하여 예배드리고 간담회도 가졌습니다. 놀라운 일이 그 곳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아메드에도 참배객들이 모여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영국에서도 병자들이 찾아 왔습니다. 역시 그 곳에서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분도가 태어난 생가는 교회당이 되었습니다. 안마당에서 하루 밤 자고 가려는 이들로 장사진이 이루어졌습니다.
분도의 손이 닿았던 물건들은 삽시간에 사라졌습니다. 분도가 앉았던 걸상과 책상을 사람들이 깍아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상과 걸상이 얼마후 사라졌습니다. 분도가 기대었던 벽의 벽돌도 가루가 되었습니다.
로마 분도 무덤위에 횟가루도 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메드 분도 집의 마루, 문짝 모두 뜯어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집을 다시 수리하여야 했습니다.
분도가 세상을 떠난 후 3개월이 지났습니다. 분도의 초상화가 팔리기 시작하였습니다. 77종류가 되었습니다.
1783년 9월 23일 마르고니 신부가 말했습니다.
“분도 초상화가 16만 점 팔렸습니다. 미술가, 조각가중에 분도의 초상화를 그려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밀, 회, 비단등이 초상화 그림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유물은 8만 개가 팔리고 있었습니다.”
분도 요셉 라브르의 유아시절
한국에서 첫 성도는 이 승훈입니다. 1748년 한국 첫 성도가 나타날 때 프랑스에서 한 이이가 태어났습니다. 그가 바로 분도 요셉 라브르입니다. 라브라는 성(性)입니다. 이름은 분도 요셉입니다. 그는 프랑스 북쪽 아메드(Amettes)에서 태어났습니다. 평범하고 조그만하고 조용한 시골이었습니다. 현재는 600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반 정도는 농업, 그리고 나머지 반은 광업에 종사하며 생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시냇물이 합하여 흐르는 곳입니다. 그 곳에 돌 성당이 지어져 있습니다. 간혹 자욱한 안개가 이 마을을 덮기도 합니다.
어려서부터 예수님 닮은 분도
분도 요셉은 12살 때까지 참으로 순하고 온순하였다는 주변의 평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가 처음 배운 말은 세 단어였습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
우리나라 아이들은 엄마, 아빠, 빠빠, 맘마 이런 단어부터 배우며 말을 익히기 시작합니다. 어린아이부터 교회에 가면 떠들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아이같지 않게 자랐습니다.
6살 때부터 죄를 고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시간만 나면 교회에 가서 살 정도였습니다. 자기 방을 교회처럼 꾸미고 동생들을 데리고 예배 흉내를 내곤 하였습니다.
분도 어머니는 가끔 시장에 나가서 자녀들을 위하여 선물을 사오곤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많으니까 많이 사야했습니다. 그러니까 물건 값을 깍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를 보고 분도가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깍지 마세요. 저 분도 이익을 남겨야 집안 식구가 살지요. 어머니가 자꾸만 깍으면 저 사람도 이익을 남기려고 거짓말하게 되요. 어머니가 죄짓게 만드는 거예요.”
예수님처럼 축복
분도는 예수님을 닮았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면 그대로 되었습니다.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니까 뿌리까지 말랐습니다. 어린아이를 안고 축복하였습니다. 축복이 임하였습니다.
분도 그랬습니다.
부이라는 마을을 지날 때였습니다. 포도원을 경작하는 일꾼이 있었습니다. 그는 분도를 접대하면서 잘 곳을 내주었습니다. 그러나 분도는 고행하면서 걸었고, 금욕으로 살았기에 땅바닥에서 잤습니다. 주인이 분도가 땅에서 자고 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후대하는 사람의 포도원을 떠나면서 분도는 축복하였습니다.
“당신은 재산이 별로 없군요. 이 포도원에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기를 축복합니다. 지금부터 하나님의 은혜로 이 포도원이 얼지 않을 것입니다. 풍성한 열매가 열릴 것입니다.”
그 겨울 그 포도원은 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포도원이 축복을 받았습니다.
네베르 마을에서도 예언이 있었습니다.
그 곳에는 수녀원 성당이 있었습니다. 분도가 그 곳에 들어가 기도하는 데 눈물이 비오듯이 쏟아졌습니다. 이를 본 수녀들이 왜 그렇게 우는 지 물었습니다. 분도가 말했습니다.
“아! 몇 년 후에 이 곳에 큰 환란이 있을 것입니다. 이 자리는 길이 되고 수녀원은 마굿간이 될 것입니다.”
얼마 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수녀원은 파괴되고, 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건물은 마굿간이 되었습니다. 분도 예언대로 되었습니다.
회개할 것이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수도원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수도사 전체가 원장 앞에 나가서 무릎을 꿇고 자기 죄를 고백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그런데 분도는 아무리 찾아도 조그만 과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백할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수도생활을 하였습니다. 철저한 금욕생활로 분도는 중병에 걸리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를 부르는 이름이 많아졌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은“거지”라고 불렀습니다.
라틴어 책을 읽는 것을 보는 사람들은 “걸인 신부”라고 불렀습니다.
영적으로 깊은 것을 보고 “무당”이라고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그를 잘 아는 이들은“성자”라고 칭하였습니다.
노인들은 분도의 차분한 모습을 보면서“높은 양반”이라고 말했습니다.
분도를 아는 데 깊이 모르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난 예찬
선택된 가난은 가난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온전한 자가 되려면 가난하게 되라고 하셨습니다.
“네가 온전하여 지고자 하면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주라. 그리고 나를 따르라”(마 19;21)
예수님을 닮아 가려면 우선 가난하여져야 합니다. 가난을 좋아하는 것이 수도자의 재산입니다. 가난 속에서 뼈속 깊이 하는 말은 곧 예언이 되었습니다.
분도는 신기한 순례 수도사가 되었습니다.
수도원을 나설 때 갈색 수도복을 입고 나왔습니다. 허리에 띠를 띠었습니다. 신발은 구멍이 뚫어져 있었습니다. 어깨에는 자루를 하나 매달았습니다. 그 속에는 성경, 바느질감 그리고 문서들이 몇 장 들어 있었습니다. 그는 13년 동안 3만 km를 걸었습니다. 그에게는 옷도 단벌이었습니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같았습니다. 세수도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만나기도 싫어서 좁은 길과 외딴 길로 다녔습니다. 산을 넘을 때에나 산 길을 걸을 때에는 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어 어깨에 지고 걸었습니다. 산을 올라갈 때마다 골고다 언덕을 십자가 지고 올라가는 주님을 생각하였습니다. 잘 때에는 땅위에서 자거나, 바위 밑에서 자거나. 짚프라기 밑에서 잤습니다. 분도는 길을 걸을 때에는 눈을 내리뜨고, 손을 가슴에 대고 다녔습니다. 하나님이 임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동이었습니다. 분도는 구걸할 때 필요한 것만 받았습니다. 다음 끼니를 위하여 넉넉하게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참새같은 믿음이었습니다. 구걸하다가 필요이상을 받으면 다른 거지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분도가 길거리 순례의 수도사가 된 동기가 있습니다.
극기와 고행으로 그리스도처럼 행동하며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영혼이 죄악에 빠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분도가 그렇게 하려고 피눈물 노력한 모든것을 우리는 다 알 수 없습니다.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 손이 모르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의 행적인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겨우 빙산일각입니다. 먼 훗날 하나님 품에 갔을 때나 모두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얼굴에서 빛이 나다.
분도의 얼굴에서는 광채가 났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주변이 밝을 때 해가 뜬 것으로 알고 보니 캄캄한 밤이었습니다. 분도가 나타난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 누구도 더러운 걸인에게서 빛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 할 때에 빛이 발하였습니다.
분도의 탈혼(脫魂)
분도에게는 가끔 탈혼이 일어났습니다. 분도의 영이 육체를 빠져 나갔습니다. 탈혼할 때에는 성경을 암송하면서 눈을 감고 가슴위에 손을 얹고 묵상하였습니다. 탈혼되고 나면 보통 15분 정도였습니다. 15분 정도 지나고 나면 차츰 본 정신으로 돌아 왔습니다. 분도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탈혼이 더 잦았습니다. 그리고 탈혼 시간이 길었습니다. 분도는 탈혼을 감추려고 몸부림쳤지만 수없이 노출되었습니다. 탈혼되고 나면 얼굴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변화산에서 예수님이 변화되신 것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비르지니아의 질문
평생 동안 걸인으로 길거리에서 살며 전도하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수도사입니다. 사람같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에게 비르지니아가 물었습니다.
“수도사님! 하나님을 사랑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나요?”
분도가 말했습니다. 그 때 분도가 한 말은 명언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길은 삼합일심(三合一心)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화심(火心)입니다. 하나님에 대하여 불같은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을 힘써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는 육심(肉心)입니다. 타인에 대하여 동정심을 가져야 합니다. 남을 사랑하고 도와 주는 마음입니다. 지극히 작은 자를 사랑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보이는사람을 사랑하지 못 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셋째는 철심(鐵心)입니다. 이는 자기를 미워하고 자기를 끊어버리고 자기에게 냉정한 마음입니다. 이 세가지 마음이 합하여야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가 떠나려고 할 때 해지지 않은 좋은 옷을 주면서 말했습니다.
“갈아 입으십시오.”
분도가 말했습니다.
“가난뱅이는 좋은 옷을 입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갈아 입지 않고 떠났습니다.
그리도 돈을 주었습니다.
“로마로 걸어가면서 목마르면 목을 축이는 음료수를 사 드십시오.”
분도는 거절하면서 말했습니다.
“거지는 해갈하려면 개천의 물이면 넉넉합니다.”
그리고 한 마디 더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완전한 위안을 누릴 수 없습니다. 세상은 눈물의 골짜기입니다. 무덤을 지난 다음에는 완전한 위로가 올 것입니다.”
프레쉬읍에서 생긴 이야기입니다.
분도를 이발사가 극진히 대하였습니다. 그 때 분도는 먼 길을 걸어 왔기에 발이 모두 상하여 있었습니다. 이발사는 분도의 발을 보고 잘 치료하여 주었습니다. 같이 아파하여 주었습니다. 분도가 그 곳을 떠날 때 이발사에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 대신에 모든 것을 갚아 주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이발사는 그 날부터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 날부터 하는 일들이 잘 풀려 나갔습니다. 그 후 이발사 가정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분도를 생각하며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병도 즉석에서 나았습니다.
분도의 초상
분도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직접 분도를 만나 그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안드레아 쁘레 프랑스 화가입니다. 1777년 그는 성스러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기도중에 우연히 분도를 만났습니다. 거지였습니다. 길을 지나던 중이었습니다. 그는 분도를 처음 보는 순간 그의 얼굴이 성스러워 보였습니다. 분도에게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는 분도에게 달려 갔습니다.
“저의 집에 가서 머믈려 주시지 않겠습니까?”
정중하게 청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었는 데 모델처럼 보이니 와 달라는 청이었습니다. 분도는 거절하였습니다. 이유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자기는 도저히 예수님의 형상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에 분도는 그 집으로 가서 모델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림을 다 그린 후 분도가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이 그림을 사용하십시오.”
그리고 그 집을 나오는 데 돈을 주었습니다. 분도는 거절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화가 외에도 로씨, 가릭키아, 빠스떼리니 화가가 분도 몰래 분도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그래서 분도 초상화가 여기 저기 조금 남아 있습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 진다고 하신 말씀이 분도에게서 이루어졌습니다. 분도는 거인의 족적을 남긴 사람입니다.
1. 신앙면에서
분도는 산 신앙의 위인입니다. 역사적으로 내내 죽지 않고 살아 남아 있는 사람입니다. 높은 데서 구르는 돌은 점점 빨리 구르게 되어 있습니다. 분도의 명성과 신앙은 시간이 흐를 수록 빨리 그리고 많이 흐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2. 사랑면에서
분도는 사랑의 사람이었습니다. 분도는 멸시 천대, 시기 질투 그리고 모욕 그리고 가난속에 살았지만 영혼을 끔찍이 사랑하였습니다. 그의 가슴은 사랑의 불가마였습니다. 자비의 용광로였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볼 때 기뻐하였고, 사람들이 하나님에게서 멀어져 있을 때 몹시 슬퍼하였습니다.
3. 기도면에서
분도의 직업은 기도였습니다. 기도가 본 직업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 말자부터 기도로 시작하였습니다. 순간 순간이 기도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분도를 보면 얼굴에서 빛이 났습니다.
4. 형제애면에서
당시 분도는 찬사만 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저런 거지가 인간 사회에 무슨 소용이 있느냐? 쓸데 없는 송장과 매딜린 혹에 불과하다.”
그러나 분도처럼 남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항상 양보하였고, 언제나 남을 먼저 생각하였고, 늘 주려고 하였던 수도사였습니다. 수많은 이들을 천국으로 이끌었습니다. 물질주의, 명예 주의, 편의 주의에 경각심을 울려준 최고의 수도사였습니다.
5. 인내면에서
분도는 모든 것을 참았습니다. 모든 모욕을 받아 드렸습니다. 어떤 수난도 감당하였습니다. 걸인중에 걸인, 거지중에 상거지로서 당한 비참한 냉대는 자초한 것이었습니다. 분도는 죽는 날까지 감정에 치우치지 않았습니다. 어떤 모욕도 다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빨아 드렸습니다.
어느 날 수도원에서 국을 거지들에게 나누어 줄 때였습니다. 분도도 국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거지가 갑자기 분도의 국을 빼앗아 자기 국에 부었습니다. 이 때 분도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국을 나누어 주던 수도사가 화를 내며 그 거지를 책망하였습니다. 분도가 말했습니다.
“더 필요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는 빈 그릇을 놓고 어디론가 갔습니다. 분도는 두 가지 말씀을 늘 기억하였습니다.
“오른뺨을 치거든 왼 뺨도 돌려 대라.”
“너희가 인자로 인하여 핍박을 받으면 하늘에서 상급이 크다.”
분도는 악한 사람들이 그를 모욕하고 핍박하면 100배를 더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이것이 진심이었습니다. 특별한 사람이었습니다. 사람같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6. 겸손
분도가 평생 겸손하게 지낸 이유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여겼습니다. 아브라함이 자기를 하나님앞에서 티끌로 여긴 것과 같습니다. 분도는 자기를 세상에서 제일 큰 죄인으로 여겼습니다. 바울이 큰 사람이었지만 자기를 괴수중에 괴수라고 말한 것과 같습니다. 무엇에나 무식한 자로 여기며 남들도 자기를 무식한 자로 인정하여 주기를 원하였습니다. 날마다 성경을 읽어서 성경에 박식하면서도 아무 것도 모르는 것같이 성경 문답학교에 다녔습니다.
어느 곳에 가든지 항상 말석에 앉았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우대하는 곳에는 아예 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방랑자, 거지, 게으름뱅이, 겉만 꾸미는 사람, 무식쟁이, 미련한 놈, 죄인, 이런 취급을 받기 원하였습니다.
분도가 들고 다니는 밥그릇은 깨어진 나무 그릇을 철사로 꿰멘 것이었습니다. 미친 사람같았고 외식자 같았습니다. 꾸미는 겸손같이 보였습니다. 분도의 겸손은 예수님의 겸손과 같은 최고, 최상, 최대의 겸손이었습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 지리라.”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였습니다.
7. 순복
거리의 방랑자가 된 것은 하나님께 대한 순복이었습니다. 집을 떠난 것은 절대 순복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를 만나는 이들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복하는 절대 신앙에 감동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윗 사람들이 무슨 명령을 내릴 때 “하나님의 명령입니다”라고 말하면 이유를 달지 않고 따라갔습니다.
8. 관리
분도는 죄와 멀리 하기 위하여 몸관리를 잘 하였습니다. 철저히 하였습니다. 길을 갈 때에는 항상 눈을 밑으로 깔고 걸었습니다. 죄된 환경을 보지 않으려고 그랬습니다. 눈을 관리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여자를 보지 않으려고 그렇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분도가 말했습니다.
“여자가 나를 만지만 나는 즉시 내 가죽을 도려 내겠다.”
어느 곳에 가더라도 여자와 눈을 마주쳐 본 적이 없었습니다.
분도는 귀관리도 잘 하였습니다. 잡소리를 듣기 싫어하여 요양원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소리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여자 한 명이라도 있는 집안에서는 자지 않고 밖에 나와 땅바닥에서 잤습니다. 잡소리하는 사람들과는 같이 눕지도 않았습니다.
분도는 입관리도 하였습니다. 거지는 물이면 족하다고 하면서 화려한 음료수는 마시지 않았습니다. 포도주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육적 충동을 일으키는 음식은 입에 넣지 않았습니다. 분도는 모든 면에 관리를 잘 하였습니다.
9. 청빈
분도는 청빈을 사랑하였고, 가난을 배필로 삼았습니다. 머리둘 곳이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분도의 가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뼈속부터 피부까지 청빈이 묻어 있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모자는 쓰레기 통에서 주운 것이었습니다.
머리와 수염은 아무렇게나 잘라서 이상하였습니다.
신발과 양말은 지팡이 끝에 매달고 다녔습니다. 맨 발로 다녔습니다.
옷은 누더기였습니다.
그릇은 깨진 나무 그릇이었는 데 철사로 꿰메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천대받기에 적합하였습니다. 배척받을 상황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사람되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분도의 잠자리는 땅바닥이었습니다. 때로는 굴에서 잤습니다.
분도가 먹는 음식은 사람들이 버린 음식이었습니다. 과일 껍질이었습니다. 우거지, 밭에 버린 채소, 쓰레기 통에 버려진 찌꺼기, 야채과 초근이었습니다. 어느 집에서 초대하여도 가지 않았습니다. 불가피하여 가면 조그만 먹었습니다.
음식을 나누어 주는 수도원에 가면 항상 맨 뒤에 섰습니다. 이를 안 어느 수도원에서 음식을 나누어 줄 때 분도를 제일 먼저 불렀습니다. 다음부터 그 수도원은 가지 않았습니다.
받은 음식도 남겨서 더 배고픈 사람에게 주었습니다.
항상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였습니다. 공중 나는 참새처럼 모든 것은 다 맡기고 살았습니다.
10. 고행
분도의 일생은 한 마디로 고행과 극기의 연속이었습니다. 극단적인 고행을 하면서도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더욱 더 노력하였습니다. 수, 금, 토 3일은 저녁 한끼만 먹었습니다. 그 것도 빵 한조각과 물이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어떤 때는 물만 마셨습니다.
옷은 빨지 않고 입어서 항상 이나 벼룩이 득실거렸습니다. 이런 벌레들이 몸을 물어도 긁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것입니다. 그렇게 이와 벼룩이 많아도 분도의 몸을 물지 않았습니다. 옷을 빨아 입지 않아서 냄새도 났습니다. 그런데 혹 어느 집에 가서 자고 가더라도 벌레가 그의 몸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가 교회에 예배드리러 들어 갔습니다. 어느 귀부인은 그가 어느 곳에 있는 지 확인하고 그와 반대편에 앉기도 하였습니다.
분도가 죽은 후 어느 여인이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분도는 더러운 사람이라고 비난하였습니다. 이상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갑자기 그 여자의 몸에 이과 벼룩이 생겨서 가려워 견딜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긁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벌레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분도의 무덤으로 가서 회개 기도하였습니다. 용서를 빌었습니다. 가려움증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분도는 외모는 보기 흉하였어도 마음은 정결하였고 우슬초처럼 맑았습니다. 육신은 찌르는 벌레가 많았어도 양심에 찔리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분도의 옷 자락이라도 간직하려는 이가 허다하였습니다. 분도의 유품이나 그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지니려는 이들이 아우성이었습니다. 그래서 분도의 승리는 군대의 승리보다 더 값지게 평가되고 있었습니다.
11. 그리스도와 일치
분도는 예수님에게 가장 가까이 간 분이었습니다. 까브리니 신부는 분도에 대하여 이렇게 평가하였습니다.
“분도는 한 두가 덕뿐 아니라 모든 덕을 연마한 용사였다.”
분도는 자기 결함을 날마다 찾았습니다. 그리고 낮은 곳은 돋우고, 높은 것은 깍고, 굽은 곳은 펴주는 영적 수련을 날마다 쌓아갔습니다. 그래서 한 계단 한 계단 예수님이 계신 곳까지 올라갔습니다. 마침내 예수님이 계신 곳까지 갔던 수도사였습니다. 분도가 죽었을 때 그의 시체를 보고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님의 성스러운 시신과 같이 보였다.”
시체가 옮겨질 때 사람들은 웅성거렸습니다.
“이 거지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어떻게 그렇게 닮았을 가?”
간띠따 뺄고비 부인은 분도 시신을 보며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 거지를 봐! 참으로 아름답다. 시신도 착하다. 예수님과 정말 똑같네.”
분도는 예수님의 역할을 이 땅에서 해낸 사람같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천국으로 출발
분도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을 즈음에 늘 이렇게 기도드렸습니다.
“주여! 나로 하여금 주를 보게 나를 부르소서!”
마르고니 신부가 말했습니다.
“뜨거운 햇빛에 밀납이 녹듯이 분도의 육신은 뜨거운 사랑에 녹아 버렸다.”
1783년 분도는 감기가 독하게 들었습니다. 며칠 후 설사가 몹시 그를 괴롭혔습니다. 먹지 못 하고 고통을 당하여 눈이 우묵하게 들어갔습니다. 얼굴빛은 죽은 사람 얼굴 같았습니다.
이제 팔다리는 늘어졌습니다. 그는 천근만근된 몸을 이끌고 이 교회 저 교회에 다니며 예배를 드렸습니다. 죽을 때가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탈혼이 잦았습니다. 묵상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모습을 보면서 실바니는 말했습니다.
“저 거지가 죽으면 우리에게 기적으로 나타날 것같다.”
4월 6일 친구를 만났습니다. 분도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우리 서로 다시 만나지 못 할 것같다. 나위하여 기도하여 주게.”
4월 11일 금요일 마지막인 듯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옆에 있던 이가 물었습니다.
“오늘 어떤 가요?”
분도가 말했습니다.
“주님 뜻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4월 13일 분도는 예배를 드리고 가면서 초를 한 병 사서 마셨습니다. 같이 가던 사람이 물었습니다.
“왜 초를 마시나요?”
분도가 말했습니다.
“예수님도 죽으시기 전에 초를 마셨지요.”
4월 16일 수요일이었습니다. 분도는 요양원에 누워 있었습니다. 기상시간이었습니다. 지친 분도는 제일 먼저 일어나 앉아 있었습니다. 9시 밖으로 분도가 어정어정 걸어 나갔습니다.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면서 말했습니다.
“불쌍하다. 오늘은 몹시 고통스러운 모습이다.”
교회 정문을 내려오던 분도는 쓰러졌습니다. 사람들이 분도 주변에 모여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려고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병원으로 옮기려고 하였습니다. 분도는 조그만 소리로 말했습니다.
“물!”
사람들이 물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는 동안에 친구 사카레리가 달려 왔습니다.
“우리 집으로 가요. 몸을 보호하여야 합니다.”
분도는 눈을 뜨고 말했습니다.
“당신 집으로요?”
“예. 우리 집으로 가요.”
분도는 왠 일인지 친구집으로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세 명이 아이들 몸무게 보다 가벼운 분도를 떠바쳐 들고 친구집으로 갔습니다. 옷을 벗기고 눕히려고 하였습니다. 분도가 말했습니다.
“옷을 벗기지 않겠다면 눕지요.”
그래서 옷을 벗기지 않고 분도는 침대위에 눕혀졌습니다. 얼마 후 비치리 신부가 도착하였습니다. 의사도 왔습니다. 비치리 신부가 분도에게 물었습니다.
“사랑하는 분도! 지금 무엇을 원해요?”
분도는 눈을 뜰 힘도 눈을 감으채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분도는 같은 말을 두 번 반복하였습니다.
“양심에 걸리는 것은 없나요?”
“네. 하나님의 은혜로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 말이 분도가 이 세상에서 한 마지막 말이 되었습니다. 신부는 분도의 힘을 돋우어 보려고 포도주와 빵을 입에 넣어 주었습니다. 약솜에 알콜을 묻혀서 코에 대주었습니다. 숨을 돋구려는 것이었습니다. 분도는 이제 힘을 다 하였습니다. 그는 몸을 돌아 눕혔습니다. 정신이 가물가물하였습니다.
12시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말을 시켜도 말 한 마디 할 수 없었습니다. 십자가를 입에 대주었습니다. 십자가를 대자 분도는 눈을 뜨고 십자가를 주시하였습니다.
오후 2시가 되었습니다.
분도는 가끔 기침을 하고 신음 소리를 냈습니다. 손은 떨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생명의 불이 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분도의 모습을 보려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들었습니다. 분도는 두 손을 가슴에 얹어 놓고 고요히 숨을 몰아 쉬고 있었습니다.
7시 반이 되었습니다.
기침 소리, 신음소리가 그쳤습니다. 조용히 그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1783년 4월 16일이었습니다. 35세 21일이었습니다. 성주간 수요일이었습니다. 신부는 눈을 감겨 주면서 말했습니다.
“주안에서 죽는 자는 복이 있도다.”
8시 로마에 있는 모든 성당들이 종 소리를 요란하게 냈습니다. 교황 비오 6세가 교회의 모든 장애를 물리치기 위하여 종을 세 번씩 울리라고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분도의 죽음과 전혀 관계가 없었지만 분도 옆에 있었던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분도가 천국가는 것을 환영하는 종소리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리날띠가 늘 예언하여 왔었습니다.
“분도가 죽으면 종이란 종은 모두 울리게 될 것이다.”
이 예언이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소리가 일제히 울릴 때 외쳤습니다.
“분도가 죽었구나!”
그 날밤 로마 거리에는 어린아이들이 외치는 소리로 요란하였습니다.
“성인이 죽었다. 성인이 죽었다.” (e morto il santo. e morto il santo.)
그래서 분도가 죽은 것은 온 로마가 삽시간에 알게 되었습니다.
분도는 예수님 이후 가장 예수님을 닮은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33살에, 분도는 35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지금도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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