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위대한 대한민국 / 오승재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1. 07:55

                         위대한 대한민국

                                                       『일상에서 만나는 예수님 2』오승재 지음


대한민국은 위대한 나라다. 2차 세계대전 후 국권을 회복하고 피폐한 잿더미와 같던 땅에서 이렇게 빨리 경제대국이 되었을 뿐 아니라 완전한 민주국가를 이룬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당시 후진국, 계발도상국가라고 일컫던 나라들이 우리를 부러워하고 벤치마킹하려 하고 있다. 세계 5대 공업국, 7대 수출국, 8대 무역국, G20의 경제 대국, 인구 5,000만이 넘는 나라에서 국민소득이 $20,000이 넘는 나라 순위는 7번째라고 한다. 6·25 전쟁을 겪고 IMF 위기를 나라 사랑하는 일념으로 이겨낸 국민들이다. 삼성, LG TV의 세계 점유율은 70%, 외화 보유고 세계 7, 반도체 일등국이라고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의 트럼프 타워도 대우건설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졌다니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은 바닥을 치고 최순실 게이트로 세계에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 성숙한 민주국가의 모습인가?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인데 초등학교의 반장만도 못하게 되어버렸다. 이렇게 권위가 실추되어서 어떻게 외교권, 국군통수권, 공무원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겠는가?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은 박근혜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분은 하야해야 하고,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국군 통수권도 내놓아야 한다고 정치인들은 말한다. 이선으로 후퇴하라. 하야하라. 아니면 탄핵하겠다고 한다. 그는 불통이고 독대를 하지 않고, 식사도 혼자하며 주술에 빠져 악령에 빙의(憑依)된 최순실의 꼭두각시가 되어 시장 아줌마와 함께 나라를 다스린 죄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은 최순실이 문제가 아니고 그 몸통이 타깃이다. 그를 어떻게 해서든지 제거할 기세다. 그러나 초등학교 반장 갈아치우듯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분이 대통령 직에 있는 한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가 아니면 형사상 소추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촛불집회에 호소한다. 군중은 이성이 없다. 군중집회는 참가자들의 이성적인 판단과 마땅히 져야 할 각자의 책임을 삼켜버리는 무덤일 뿐이다. 당리당략과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추잡한 무리들의 저급한 생각들도 그 속에 묻혀 버린다. 군중의 외침은 가치관이 하향 평준화된 인민재판의 아우성이며, 힘의 정치이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니다. 그들은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누군가가 그 여성대통령이 나를 이렇게 못살게 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면 군중은 참을 수가 없다. 그가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든 외국에 대해서 나라를 상징하는 대표든 ㄲㄹ어내려서 짓밟아버리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는 것이 군중심리다. 언론과 전문 정치꾼들은 여성대통령의 사생활을 파헤치고, 역대 대통령이 극복하지 못하고 쓰러졌던 권력남용의 유혹에 빠진 것을 낱낱이 세상에 들추어내어 그를 대중 앞에 세우고 죄인으로 처단하도록 부추긴다. 그동안 이 모든 내용들은 세계 각국 신문의 1면 기사가 되고 실시간 방송으로 방송된다. 대한민국은 우리나라를 부러워하고 코리언 드림을 꿈꾸던 사람에게 산산이 찢긴 걸레 같은 나체가 된다.

최순실 일당을 찾아낸 것은 언론의 특종이다. 다행으로 생각하며 그 환부를 도려내고, 대통령의 임기를 인내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며, 기다려 주는 성숙한 정치인의 모습은 보여 줄 수는 없는가? 왜 우리나라는 대통령마다 임기 말에 부끄러운 모습으로 대통령 직을 떠나야 하는가? 국민의 힘을 배경으로 외국 정상들과 당당히 협상하여 남은 임기 동안 위대한 대한민국을 세계에 보여주며 떠나게 할 수는 없는가? 이것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정권을 이양하고 이양받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그러나 이제는 쓰나미가 시작되어 나라의 운명을 가늠할 수 없게 되었다. 너무 가속화 되어 이 시점에서는 아무도 핸들을 틀 수가 없다. 초등학교 반장에게는 나라를 맡길 수 없으며, 군중들은 외침으로 정치에 동참하겠다고 한다. 외교권과 국군 통수권도 줄 수 없다며 무주공산이 되었다

! 위대한 대한민국이여! 침묵한 국민이 이룬 이 나라를 촛불집회의 민심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부르는 분노한 민중의 노래 ‘저들의 노래가 들리는가, 성난 민중의 노랫소리가’로 웅장하게 퍼져나가 행정부나 입법부나 사법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촛불집회 속에는 믿었던 지도자에게 배신을 당해 가슴을 후비며 집회에 동참하여 거리의 쓰레기를 주우며 법질서 유지와 평화를 염원한 무리가 있었던 것은 고마운 일이다. 불행한 것은 소통 없는 독재의 독소가 가정, 교회, 사회 각 조직위에 만연하여 갑질을 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퇴보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법질서의 준수 속에 다시 위대한 우리나라로 세계에 우뚝 세워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