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재 장로(박사)소설 콩트 에세이

산타들의 행군과 정유년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 4. 06:54

산타들의 행군과 정유년|성경 말씀 묵상

은혜 | 조회 75 |추천 0 |2017.01.03. 14:12 http://cafe.daum.net/seungjaeoh/J75F/194 

1월의 말씀 묵상

    성탄 전야는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의 축제의 날이다. 기독교인들은 4주 동안 예수님이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待臨節)을 지키며 오래 전부터 예언되어온 예수의 탄생을 감사하며 기뻐하는 기간이다. 노역(勞役)의 때가 끝나고 그들의 죄악이 사함을 받는 평화의 왕국이 임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성탄일은 온 인류의 축제 기간이 되었다. 광장마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휘황찬란하게 장식되고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상혼(商魂)들을 부추기게 되었다. “참 반가운 성도여 다 이리 와서…”, “…노엘 노엘 노엘 노엘 이스라엘 왕이 나셨네.” 등 다 기독교인들의 찬양 가사다. 그러나 백화점에 쇼핑을 나온 군중들은 그 노래와 분위기가 흥겨울 뿐이다. 거기다 산타클로스가 흰 태를 두른 빨간 모자와 빨간 옷을 입고 상가에 나타나 어린애들을 맞는다. 이것은 어찌 보면 군중의 조롱을 받고 찔리고, 상하고, 채찍에 막으며, 피 흘려 그들의 구속(救贖)을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에 대한 모독이다.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거듭난 삶을 주실 예수를 깊이 생각하며 맞는 ‘고요한 밤’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이번 성탄 전야의 촛불집회에는 인터넷을 통해 자원한 300명의 ‘청년 산타’봉사자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촛불집회에 어른들을 따라 나온 어린이들에게 사탕, 동화책, 카드 등 선물을 나누어 주며 “하얀 크리스마스“를 소원하는 대신 ”하야(下野) 크리스마스“를 외치고 ”어린이들에게는 선물을, 박근혜에게는 수갑을,”을 외쳤다. 산타클로스는 성탄 전야에 어린이들이 만나고 싶은 동경의 할아버지이다. 자고 나면 머리맡에 깜짝 놀라는 하나님의 선물을 나누어 주는 할아버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대통령에게 수갑을 채우는 사람이라면 여린 동심에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 일이겠는가? 이 꿈 많은 어린이들에게 삭막한 세상을 안겨주는 일이다. 어떤 ‘청년 산타’ 봉사대원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술잔 기울이는 것보다 커플이 데이트 겸 만나서 즐기는 것이 보람 있을 것 같아 서로 스마트 폰으로 연락하여 먼 데서 ktx로 올라오기도 했다고 한다.
    이 집회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대통령은 즉시 하야하라’,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국군 통수권도 내놓아라.’ 이렇게 무정부 상태를 도출하는 요구로 시작 되었다. 그러다가 대통령 때문에 우리가 못 살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군중들이 트랙터를 끌고 ‘하야 박근혜’라는 표지판을 앞세워 상경했다. 그들은 쌀값 인상도 동시에 외쳤다. 또 파업 중인 노조원은 머리띠를 한 채 노사협정안도 가지고 동참했다. 방향이 빗나갈까 걱정한 시민들은 쓰레기 봉지를 들고 나와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줍고 다녔다. 극단으로 치달을까 걱정한 국회의원들은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제출했다. 요즘 촛불집회는 sns를 통해 자원해서 나온 무리들이라 한다. 그러나 그들은 다 분노하고 있다. 국정농단의 갖가지 소식들은 독제정권 하에서만 있을 만한 블랙리스트의 소식을 전한다. 그러지 않아도 돈 있는 자의 갑질과 권력자의 횡포로 불공평한 세상이 싫어진 군중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나라꼴이 민주주의의 발전이 아니고 1970년대 독재정권으로의 회귀다. 그래서 촛불집회를 일루의 희망처럼, 4.19 혁명이나, 5.18 광주 민주화운동처럼 성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입법부나, 사법부나, 행정부를 향해 ‘촛불집회의 민심’을 배신하면 안 된다고 외치기도 한다. 정말 이 촛불집회의 민심을 의인화(擬人化)해서 이 난국을 이끌어갈 한 목소리를 내는 주인공으로 생각할 수가 있을까? 그렇다면 데이트 겸 참여하여 애들에게 한 손에는 수갑을 그리고 한 손에는 선물을 가지고 나누어주는 장난스런 ‘청년 산타’들의 행진은 이 성스런 집회를 모독하는 것이 된다. 외신인 CNN도 이 산타들의 촛불집회에의 등장을 재미있게 생각한 것 같다. “남한 대통령 탄핵을 향해 돌진하는 산타들”이라는 타이틀로 사진을 올리고 있다. 집회를 한 컷의 만화처럼 생각하는 것이리라.
    아무리 자진해서 참여한 촛불집회라 할지라도 이것은 국민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일 뿐이다. 이제는 이 다양한 분노의 목소리를 듣고 이성과 합리적인 사고로 헌정질서를 회복할 때다. 성경에 베드로는 자기가 예수를 위하여 목숨까지 버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가 예수를 세 번이나 배신한 것을 생각하고 통곡하니 닭이 세 번째 울었다는 글이 나오는데 우리도 이 정유년 ‘닭’의 해를 맞아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님들께서 멍청하지 않다면 자기들의 잘못을 뉘우치며 어떻게 하면 이 어지러운 세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 지혜를 짜내 줄 것이라 믿는다. 특검이 법적인 전문지식으로 우리나라의 환부를 잘 진단하고 도려내어 생명을 살리는 수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 대통령이 불통으로 눈치와 아부만 할 줄 아는 비선(秘線)들을 데리고 민주주의를 수십 년 뒤로 역행한 것을 깨닫게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 국민들이 이 정유년에는 가정과 교회와 사회의 조직 곳곳에서 소통의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독소를 제거하지 못하고 독재를 찬양하며 실천하며 살아오고 있는 것을 회개하고 과감하게 이 모든 삶을 개혁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