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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박 대통령은 ‘탄핵 지연책’ 그만 포기하라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2. 20. 20:16

[한겨레 사설] 박 대통령은 탄핵 지연책그만 포기하라

등록 :2017-02-20 17:53수정 :2017-02-20 18:49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쪽의 탄핵심판 지연책에 단호하게 제동을 걸었다. 박 대통령이 출석한다고 해도 심판을 더는 늦출 수 없음을 분명히 했고, 불필요한 추가 증인 신청도 거부했다. 지금 대통령 쪽은 어떻게든 변론 종결을 늦춰 아예 선고 자체를 막겠다는 속셈이겠다. 그대로 뒀다가는 헌정 정상화와 정의 실현이 한없이 지체된다. 헌재의 단호한 태도는 지극히 당연하고 옳다.

이쯤 됐으면 박 대통령 쪽도 더는 탄핵심판 지연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20일 변론기일에서 헌재는 대통령 쪽의 지연책을 하나하나 깼다. 대통령의 헌재 출석을 빌미로 변론을 재개하거나 변론 종결이 늦춰질 가능성에 대해선, 설령 대통령이 출석하더라도 재판부가 정한 기일에 출석해야 하며, 변론 종결 뒤 변론을 재개하거나 따로 기일을 잡지는 않겠다고 못박았다. 대통령 출석이 지연의 빌미가 될 여지를 없앤 셈이다. 변론 종결을 224일에서 32~3일로 늦춰달라는 대통령 대리인단 요구에 대해서도 대통령 출석 여부 등에 따라 22일 결정하겠다고 밝혀, 이유 없는 지연 시도에 휘둘리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시간 끌기로 볼 수밖에 없는 대통령 쪽의 거듭된 증인 신청도 기각했다. 헌재는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증인신청이나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검증 신청은 탄핵심판의 핵심과 관련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거듭 불출석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증인 채택도 취소했다. 이미 탄핵심판 사유에 관해서는 관련 증거와 증언이 충분히 쌓였고, 반대 신문도 다 한 터다. 대통령 쪽의 이런저런 불필요한 신청은 진작에 제지했어야 했다.

이제 대통령 대리인단엔 떼쓰기말고 다른 지연책이 더 있기나 한지 의문이다. 혹여 헌재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려 한다면 당장 포기하는 게 옳다. 헌재는 대통령 쪽의 증인 신청 등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핵심과 무관한 내용 없는 증언이나 심판 불출석 등으로 시간만 허송하게 한 것은 전적으로 대통령 쪽 책임이다. 이제 와서 헌재가 불공정하다고 시비를 건다면, 가능하지도 않은 대통령의 정치적 구명을 위해 헌법기관인 헌재를 공격하고 헌정 체제를 훼손하는 반헌법적 만행이 될 뿐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품격을 찾아야 한다. 정말로 헌재에 출석하겠다면 정해진 변론기일에 나와 법대로 최후 진술과 함께 신문에 당당히 응하는 게 옳다. 꼼수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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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783421.html?_fr=mt0#csidx372c51b82b70333a5dfa011247f3f7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