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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보란듯이 친박 참모들과 담소하며 자택앞 ‘불복 시위’ /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3. 13. 05:56

박, 보란듯이 친박 참모들과 담소하며 자택앞 ‘불복 시위’

한겨레 등록 :2017-03-12 21:42수정 :2017-03-12 23:08

 

파면 이유인 ‘국정농단’ 사과 않고
“시간 걸려도 진실 밝혀진다” 언급
헌재 선고 승복않고 ‘불복’ 뜻 분명
결백 호소하며 지지층 결집 나설듯

허태열·이원종·이병기 전 비서실장
‘친박’ 최경환·윤상현과 일일이 악수
침통한 기색없이 환하게 웃어


12일 저녁 서울 삼성동 자택 앞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친박 정치인 및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12일 저녁 서울 삼성동 자택 앞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친박 정치인 및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헌재가 대통령직 파면의 이유로 제시한 ‘헌법과 법률 위배’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고 했다. 지지자들을 향해 사실상의 ‘불복 선동’에 나선 것으로 해석돼 파문이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삼성동 집 앞에 도착해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민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사과 없이 “대통령직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또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히며 탄핵 반대를 주장한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고, “진실은 밝혀진다”며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 의사도 공식화했다. 정국을 수습하고 민심을 통합하는 메시지 대신 끝까지 민심 ‘갈라치기’에 나선 셈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30분께 한광옥 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및 각 수석들과 티타임을 한 뒤, 7시께 청와대 정원인 녹지원 앞에서 비서실·경호실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는 7시15분께 청와대 정문을 나서, 7시37분께 삼성동 집 앞에 들어섰다. 차가 집 앞 골목길을 천천히 움직이는 동안, 박 전 대통령은 차 안에서 웃는 얼굴로 골목길 양쪽에 서 있던 1천여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는 7시39분께 차에서 내린 뒤 마중 나온 허태열·이원종·이병기 전 비서실장 등 예전 참모들,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서청원·최경환·윤상현·조원진·김진태·박대출·이우현·민경욱 의원 등 친박근혜계 정치인들과 밝은 얼굴로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침통해하거나 뉘우치는 기색과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오히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자택 앞 불복 시위’를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친박 정치인들에게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서청원 의원에게는 “힘이 돼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에게는 “그동안 수고 많이 했다”고 말했다고 윤 의원이 전했다.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에게 “힘내시고, 건강 잘 챙기시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파면 결정에 ‘불복’ 선언을 하면서, 탄핵에 반대해온 지지자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의 강제수사에 직면한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통한 여론전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5월로 예정된 조기 대선을 앞두고 보수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786188.html?_fr=mt2#csidxa5f3f00d358d5acb11f79d04a6b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