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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사설]이틀 만에 세월호 인양 성공, 3년이나 끈 이유를 묻는다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3. 24. 17:58

[사설]이틀 만에 세월호 인양 성공, 3년이나 끈 이유를 묻는다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드디어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인양작업을 시작한 지 단 이틀 만이다. 목포신항까지 세월호를 안전하게 옮기고 인양을 마무리하려면 앞으로도 보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다시 물속으로 들어갈 일은 없을 터이다. 이처럼 이틀 만에 가능한 인양작업에 왜 3년씩이나 걸렸는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눈물조차 말라버린 미수습자 가족과 희생자 유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화가 난다.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 수습과 선체 조사 등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인양 경험이 부족한 중국 업체를 선정했고,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논란이 많은 인양방법을 고수했다. 유가족과 해양전문가들이 인양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부는 이를 묵살했다.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가 이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에 착수하자 특조위 활동시한 연장 거부로 대응했다. 이번에 세월호 인양에 성공한 것도 중국 업체가 아닌 제3의 업체가 주장한 인양방법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그 업체는 인양용역 입찰에 응모했다가 중국 업체에 밀려 탈락했다. 여러 모로 정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양작업이 실패할 때마다 정부는 날씨와 조류 탓을 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인양작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맹골수도의 물길과 바람의 조건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이번만큼 인양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된 적은 여러 차례 있었다. 자연조건이 좋을 때 즉시 인양작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지 않은 무책임한 정부가 인양에 3년이나 걸리게 한 1차적 원인 제공자다. 정부는 여태껏 인양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은 쪽에 가깝다. 


정부와 한통속이 되어 인양작업을 방해한 구여권과 보수층의 행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인양에는 돈이 많이 든다며 미수습자 가족에게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 것”이라고 막말을 했다. 어버이연합 등 극우단체들은 세월호 진실을 요구하는 이들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그러나 조기 인양의 가장 큰 훼방꾼은 뭐니뭐니 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3년을 미적거린 정부가 박 전 대통령 탄핵 5시간 만에 세월호 인양을 전격 결정한 것만 봐도 그간 누가 걸림돌이었는지 알 수 있다. 이번에 단 한 번의 시도로 인양에 성공한 것도 그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향후 선체 조사와 함께 세월호 인양이 늦어진 이유도 명확히 가릴 필요가 있다.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선체 인양을 고의로 지연하는 정부의 무도한 행태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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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3232045005&code=990101#csidxf8d989a90bc1204aac0ccdf173e1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