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사는 존재...
무더운 날씨에 다들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요즘 저는 더위를 먹었나 봅니다. 요며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나름 고생을 좀 했더니 지금도 머리가 지끈 아픕니다.
그러면서 ‘내가 많이 나약해졌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주변에 보면 날마다 뙤약볕 아래서 하루 종일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틀 동안, 그것도 다른 사람에 비하면 그리 심하게 고생한 것도 아닌데 머리가 아프다고 하다니 말입니다.
여수에는 자봉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개도 옆에 있는 섬인데 23가구에 46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섬입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60여명의 회원들이 그 섬에 가서 의료봉사를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봉사를 간 김에 그 마을의 집수리 봉사와 마을 방역도 해드리고 음식대접도 해 드리고 왔습니다.
제가 회장으로 있는 ‘여수사랑로타리클럽’에 소속된 의료진들이 이날 모두 총출동을 했습니다. 의료봉사위원회 위원장인 스마일치과의 김정웅 원장님을 중심으로 성심의원의 손철문 원장님, 한국병원의 남정광 대표원장님, 한국병원의 김대용 내과원장님.
다나이빈후과 유진 원장님, 삼성안과 백종헌 원장님. 이원석 아라치치과 기공소 소장님, 박경민 포낙보청기 원장님, 그리고 이들 병원에서 함께 봉사를 나와준 간호사님들까지 총 출동을 했습니다.
갈 때는 1억이 넘는 이동용 초음파 장비를 가져갔고, 치과 장비, 이빈후과 장비들을 모두 배에 싣고 갔습니다. 단순한 검진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장비를 가지고 정확한 진단을 해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도착하자 마자 마을회관에 종합병원(?)을 차려놓고 각 방에서 마을 주민의 간기능 검사, 콩팥검사, 신장 검사 등 내과질환과 이빈후과 질환, 안과 질환, 그리고 치과 진료와 치료, 보청기 점검, 틀니 수리와 틀니 청소까지 풀 서비스를 해드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연로한 어르신들을 위해 기능이 좋은 영양제도 듬뿍 가져가서 전체 마을 주민들을 기쁘게 해드렸습니다. 그야말로 섬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였습니다. 어르신들은 이런 일도 있냐며 무척이나 좋아하셨습니다.
의료진들이 의료봉사를 하는 동안에 정양훈 부회장님을 중심으로 한 전기 봉사팀들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노후된 전기배선 교체작업과 형광등과 백열등의 LED 전등으로의 교체작업을 했고 , 노후된 전기콘센트들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해 주는 작업도 해드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여수적십자 최상철 회장님을 비롯해서 함께 동행한 여수적십자 회원들은 방역활동과 맛있는 짜장면을 즉석에서 만들어 마을 주민들을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이날 모두가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해 주는 그 모습이 참으로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 봉사는 남에게 무엇인가를 내놓기 이전에 내 마음을 먼저 여는 것이라고요. 봉사가 끝나고 마지막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걸어가는데 그곳에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이 저의 손을 잡더니 또 언제 올거냐고 물었습니다.
눈에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해 드렸습니다. 내년에 또 올 테니 건강하게 계시라고요. 그래야 우리가 다시 볼 수 있다고요. 이 할머니는 우리 일행이 탄 배가 멀리 사라질 때까지 선착장에서 오랫동안 손을 흔들고 계셨습니다.
여든 두살 할머니의 그 모습에서 돌아가신 어머니 모습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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