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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구내식당은 죄다 계열사·친족기업 차지, 이게 최선입니까? /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0. 11. 05:43

재벌 구내식당은 죄다 계열사·친족기업 차지, 이게 최선입니까?

등록 :2017-10-10 17:40수정 :2017-10-10 20:18

 

삼성·현대차·엘지 등 수의계약으로 선정
계열사 몰아주기 혹은 친족기업 일감 제공
공기업·비재벌은 경쟁입찰로 정해 정반대
이마트 첫 경쟁입찰 도입해 변화 시도 눈길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_김지야
 
이마트 직원은 약 3만명이다. 전국 166개 점포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직원들은 무료로 점심을 먹는다. 식사는 모두 이마트와 수의계약을 맺은 신세계푸드가 책임진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이마트 직원 급식 등으로 191279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1조원)18%를 벌었다. 신세계 계열사라는 이유로 손쉽게 영업을 한 셈이다. 수의계약만 고집하던 이마트가 최근 경쟁 입찰로 급식업체를 정하기로 결정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연말에 문 여는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김포풍무점과 군포점 등이 대상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급식업체 선정 과정에 투명성과 객관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 급식업체 간 경쟁으로 식사 질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제공
  
이마트가 뒤늦게 변화에 나선 가운데 다른 대기업은 어떨까? 10<한겨레>가 삼성·현대차·엘지(LG)·에스케이(SK)·한화·포스코·한전·네이버 등 주요 대기업의 구내식당 현황을 살펴보니 재벌기업 대부분은 수의계약으로 계열사나 친인척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총수가 없는 공기업이나 대기업들은 입찰로 급식업체를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삼성그룹은 삼성웰스토리가 직원 식당을 운영한다. 삼성웰스토리의 지난해 매출 17259억원 가운데 내부거래가 6284억원(36.4%)이다. 삼성그룹이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주지만, 현 공정거래법에선 규제하기가 어렵다. 삼성웰스토리가 201312월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에서 분사해 자회사가 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삼성웰스토리를 간접 지배하고 있어서다. 한화그룹 역시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한화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 급식을 수의계약을 맺고 담당한다.

직원 식사가 재벌 총수일가의 친족에게 좋은 먹거리로 이용되는 사례도 많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등의 급식은 모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맡는다. 현대그린푸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조카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이나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는 아니지만, 범현대가로 묶인다. 특정 업체가 계속 급식을 맡아 불만도 나온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 독점에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했다. 경쟁 입찰로 바뀌어야 음식의 질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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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텔레콤·에스케이이노베이션 등 에스케이그룹은 후니드라는 급식업체가 맡고 있다. 후니드 주요 주주 3명은 고 최윤원 에스케이케미칼 회장의 자녀들이다. 이들과 에스케이그룹 최태원 회장은 5촌 관계다. 후니드 매출은 2012766억원에서 지난해 1504억원으로 두배가량 늘었다. 엘지(LG)전자·엘지화학 등 엘지그룹 급식은 아워홈이 전담한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엘지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의 자녀 4명이 98.11%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급식업계에서는 재벌 총수 일가와 친인척 관계여야 단체급식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대기업들은 위생·안전 등을 이유로 대형 급식업체와 수의계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엘지화학 관계자는 대규모 인원을 감당할 만한 급식업체의 경쟁력과 식사의 질, 일관성 등을 감안해 (아워홈과) 1년 단위로 수의계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나 현대모비스 역시 같은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많은 직원이 있는 네이버나 한국전력은 정반대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2년마다 맛과 질 중심의 경쟁입찰로 급식업체를 깐깐하고 선정해 식사의 질은 물론 직원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수가 없는 케이티(KT)나 포스코는 그룹 소속 비영리법인인 케이티희망나눔재단과 포스웰이 각각 수의계약으로 맡고 있다. 케이티희망나눔재단은 사회공헌을 위해 설립된 곳이고, 포스웰은 포스코 직원 복리후생을 위한 곳이다.

김소연 기자, 산업팀 종합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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