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文化); 책과 생각; 건강

걱정말아요, 그대.../ 박완규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0. 26. 03:29

걱정말아요, 그대...

                        보낸사람

박완규 <pawg3000@naver.com> 보낸날짜 : 17.10.24 10:29                

   



 




 



 




걱정말아요, 그대...


  


 


희망찬 하루가 밝았습니다. 요즘은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날이 많습니다. 앞만 보고 가기도 바쁜 세상인데 뒤가 자꾸 돌아봐집니다. 아마도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제가 살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 많았습니다. 생각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있어 가장 행복했을 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조용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혼자 생각에 잠겼다가 배시시 웃고... 그러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일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소망이었습니다. 그 당연한 것이 저에게 지금 소망이 된 까닭은 책을 읽고 싶은데 책을 읽을 시간이 없고, 글을 쓰고 싶은데 글을 쓸 시간이 없다보니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치의 땀방울이 나중에 하루치의 빵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이 젊었을 때만 유효한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요즘입니다.


최근 두어 달 사이에 몸무게가 6kg이나 빠졌습니다. 그만큼 일이 많았고 많이 뛰어다녔다는 의미입니다. 옛날 생각이 납니다. 11년 전에 제가 신문사를 창간했을 때도 이랬습니다. 그때도 멋모르고 시작했다가 혼이 많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이왕 시작을 했으니 이겨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죽을둥살둥 10여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저에게는 저의 사생활도 없었고 가정도 없었습니다. 오직 일만 있었고 하루 18시간씩 일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래야 했습니다. 그렇게 버텼더니 겨우 길이 보였습니다. 그 덕분에 험한(?) 그 바닥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또 10년 전의 그 때와 똑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산 하나를 넘고 나면 또 하나의 산이 나옵니다. 열심히 그 산을 넘고 나면 또 하나의 산이 다시 나오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루하루가 마치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힘들어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 까닭은 지금까지 더 험한 세상도 살았는데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자신감 때문입니다. 지금은 비록 정신없이 힘들지만 한두 달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독수리가 바람을 타고 날듯 멋있는 비행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오늘 20명의 인턴 사원들이 첫 출근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고3의 어린 학생들입니다.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엽던지요. 아이들이 첫 출근을 한 오늘 그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35년 전의 제 모습이 이 아이들에게서 보였습니다.


지금부터 35년 전, 공업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3학년 2학기 때였습니다. 지금 이 아이들과 똑같은 마음으로 저는 작은 가공공장에 취업을 나갔었습니다. 두근거리는 새가슴으로 첫출근을 하던 날의 기억을 저는 아직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 여러 가지 얘기를 해주면서 감사한 마음을 늘 잊지 말자는 당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첫 월급을 타면 가장 먼저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도 찾아가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라고 했습니다.


어른들은 큰 것으로 고마워하는 것이 아니라 예쁘고 갸륵한 마음에 더 감동하고 고마워하는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그 감사함으로 우리가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가자고 했습니다. 그 감사함이 우리 직장 안에서 날마다 마실 수 있는 공기가 되도록 하자는 당부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첫 월급을 줄 때 그 감사함을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잘 이끌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달부터는 돈을 모으라고 했습니다. 그대들이 돈을 안 모으면 강제로라도 적금을 들도록 하겠다는 협박(?)도 했습니다.


그 돈을 모아서 일부는 적금을 들고 일부는 해외 여행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넓은 세상을 보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떠나면 휴가도 주겠다고 했습니다. 여비도 보태주겠다고 했습니다.


대신에 중국이나 동남아 쪽으로 여행을 가면 휴가는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반드시 유럽이나 미국 쪽으로 가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히라고 했습니다. 이제는 많은 직원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이 어린 직원들의 가슴에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하는 목표도 생겼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닌,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고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잘 키워보겠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힘찬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대원(大原)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