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文化); 책과 생각; 건강

안네 프랑크 밀고자는 누구?…전 FBI 요원 조사 나서 / 한겨레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1. 1. 06:40

안네 프랑크 밀고자는 누구?…전 FBI 요원 조사 나서

등록 :2017-10-31 17:05수정 :2017-10-31 20:34

 

전 FBI 요원 등 20명 조사팀
최신 수사기법 동원해 재조사

1940년 암스테르담의 학교에서 촬영한 안네 프랑크의 모습. 안네 프랑크 재단 누리집 갈무리
1940년 암스테르담의 학교에서 촬영한 안네 프랑크의 모습. 안네 프랑크 재단 누리집 갈무리

‘안네 프랑크 가족을 밀고한 이는 누구인가?’

1944년 8월4일 나치 수용소로 끌려갈 때까지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당시 15)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가족과 함께 2년간 숨막히는 생활을 하며 <안네의 일기>를 썼다. 홀로 살아남은 안네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는 은신처를 밀고한 배신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73년이 지난 지금까지 배신자의 정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 이 역사적 ‘미제 사건’(콜드 케이스)을 풀기 위해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빈스 팬코크(59)를 필두로 프로파일러, 전직 형사, 역사가, 인공지능(AI) 개발자에 이르기까지 20명의 전문가가 모였다. 통칭 ‘콜드 케이스 다이어리’팀은 누리집에서 “지금까지 배신자에 대한 대부분의 조사는 작가, 언론인, 역사가에 의해 수행됐고, 미제 사건 해결 기술을 가진 포렌식(법과학) 조사팀이나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수행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팀은 안네가 체포된 지 75년이 되는 2019년 8월4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금까지 안네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가 직접 지목한 인물 등 몇몇이 의심을 받았지만 뚜렷한 증거나 동기가 밝혀진 적은 없다. 오토가 지목한 사람은 네덜란드 경찰이 1947년과 63년 두 차례 조사했지만 배신의 증거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안네 프랑크 재단은 다른 범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안네의 가족이 발각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조사팀이 새로운 증거를 찾기 위해 네덜란드, 독일, 이스라엘, 미국의 기록 보관소에서 수백만쪽의 문서를 디지털 방식으로 샅샅이 뒤지고 있다고 30일 전했다. 이 신문은 최신 수사 기술을 사용할 예정인 이 팀이 안네의 집을 3차원 스캔해 소리가 얼마나 멀리 퍼지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8일에 누리집에 첫 기록을 올린 조사팀은 근처 주민들 중 나치에 협력하는 자가 있었다는 제보를 확인 중이다.

‘범인’이 이미 사망했을 개연성도 높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이번 조사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다. 조사팀은 “시간이 얼마나 흐르든 진실을 추구하고 희생자를 결코 잊지 않는 세상의 양심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816849.html?_fr=mb3#csidx27b5cd06c52b6e3879f2b352857443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