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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준비.../ 박완규

성령충만땅에천국 2017. 11. 7. 05:56

또 다른 준비...

                         보낸사람

박완규 <pawg3000@naver.com> 보낸날짜 : 17.11.06 22:17                

 


 




 


 

 

 

 

또 다른 준비...

 


  



 

   

가을이 깊어갑니다.


형형색색 가을 색으로 물이 드는 세상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변화는 참 좋은 것입니다. 살아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변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변해야 성장할 수가 있고 변하지 않으면 퇴보만이 있을 뿐입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이순신 장군님입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나 좋아하거나 너무나 존경하는 분을 만나면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극존칭의 예로서 "이순신 장군님 다음으로 존경하는 형님!"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그 대상이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순신 장군님을 가장 존경했지만 이제는 식당을 아주 잘 경영하는 분을 가장 존경합니다. 예를 들어 한일관의 박영복 사장님 같은 분입니다. 그만큼 식당 경영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2일에 개업한 ‘괜찮은 사람들’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밀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날마다 전쟁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1층과 2층을 백 번도 넘게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녁이 되면 발이 퉁퉁 붓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구두를 벗고 쿠션이 있는 편한 신발로 바꿨습니다. 고생하는 다리부터 살고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넉넉하게 준비한다고 했는데 준비한 닭이 모두 떨어져서 오신 손님들을 돌려보내야 했습니다.


이제 식당을 오픈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저의 생각으로는 마치 3년이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고생을 많이 하고 있기도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식당 일을 모두 마친 밤 11시에 아내와 거북공원 앞에 있는 잔치국수 집에 가서 국수 한 그릇을 먹었습니다. 손님들 저녁 식사 챙기느라고 정작 저와 아내는 저녁을 먹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옛말에 마누라 미우면 식당을 하라고 했습니다. 요즘 아내의 얼굴을 보면 그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어제 저녁에 국수를 먹으면서 아내는 “그래도 라면이 아니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 말에 저는 미안한 마음을 속으로 숨기며 웃고 말았습니다.


저는 식당이 지금처럼 잘 되고 있는 이때에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보다 더 괜찮은 식당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숯불을 없앨 것인지에 대해 고민입니다.


사실 숯불구이를 하기 위해 시설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긴 안목으로 봤을 때 숯불은 아니다 싶습니다. 우선은 숯불이 아니어도 우리 식당이 전국 최초로 사용하고 있는 고기 굽는 기계가 숯불 이상의 맛을 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식당의 2층에서는 숯불을 완전히 없애고 구이 기계로만 고기를 구워드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손님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것도 제가 숯불을 없애야 하겠다는 고민을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숯불 때문에 각 층마다 2명의 직원이 필요한데 이 직원들이 무척이나 고생을 하고 있는 것도 제가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된 까닭입니다. 좁은 숯불실에서 일을 하다가 나오는 직원의 코밑이 까맣게 되어 있을 때가 있는데 가끔은 어린 직원들이 그렇게 하고 나오면 제 마음이 아파옵니다.


지금 당장은 이 시스템이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아니다 싶습니다. 숯불을 피우고 석쇠를 닦고 하는 것이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손님이나 직원의 건강에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두 대의 구이 기계를 추가로 발주했습니다.


비록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숯불을 없애고 완제품으로 구워서 손님상에 내어드리면 손님이 힘들게 구울 필요가 없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드시는 것처럼 편한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실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손님이 주문을 하면 지금보다 더 신속하게

음식을 내놓을 수 있는 장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고민은 장어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저는 ‘괜찮은 사람들’의 상호로 전국에 수백 개의 체인점을 구축하는 것이 저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그런데 장어의 경우는 주방 안에 선수(?)가 반드시 있어야 가능한 메뉴입니다. 장어를 만질 줄 아는 분이 있어야 메뉴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전문 요리사가 있어서 가능하지만 체인점의 경우는 장어를 만질 줄 아는 분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 고민이 깊습니다. 식당을 오픈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오픈을 하고 나니 깨닫게 된 내용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프랜차이즈라고 하면 대개는 본사가 체인점을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프랜차이즈는 사람을 살리고 가정을 살리는 형태의 프랜차이즈입니다.


식당 경험이 전혀 없었던 제가 300석이 넘는 식당을 오픈해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지금 대박을 내고 있는 것처럼 특별한 요리실력이 없어도 성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픈할 수 있는 체인점을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으로의 진출은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여러 곳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 번 맛을 보신 분들은 우리 식당에 있는 구이기계와 우리 메뉴를 그대로 가져가서 장사를 해보고 싶다고 요청들을 하십니다.


그런데 제가 서두르지 않는 까닭은 제가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체인점을 하게 되면 그분들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하는 것이 저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로 하여금 무조건 돈을 벌게 하는 것 또한 저의 의무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음식이 맛있어야 합니다.

맛이 없는 음식점은 존재의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하나하나의 메뉴를 최고의 맛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별도의 식품 개발실에서 돼지갈비와 쪽갈비를 수십 짝씩 대량으로 구입해서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데  조만간 선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종업원들에게 시달리지 않아야 누구라도 식당을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식당을 해보니 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힘든 식당 일이 아니고 종업원들이었습니다.


저는 그래도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서 그 어려운 고비들을 잘 견뎌낼 수 있었지만 새로이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이러한 심적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저의 솔직한 고백입니다.


그래서 저는 날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식당은 누구에게도 권하고 싶지 않은 업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까닭은 제가 먼저 실수를 해봐야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적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그 해결책을 거의 찾아가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7장 7절과 8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그러면 발견할 것이다. 두드려라, 그러면 문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구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받을 것이다. 찾는 사람은 찾을 것이다. 그리고 두드리는 사람에게는 문이 열릴 것이다.


문은 언제나 두드리는 사람에게 열리는 법입니다.

그리고 이런 말도 있습니다.


“수백 번의 이상적인 생각보다 한 번의 실행이 변화의 시작이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가 한 말입니다. 생각을 많이 하기보다는 직접 시도를 해보라는 의미입니다. 비록 힘은 들어도 실행해 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해 보겠습니다.


요즘 저는 대한민국의 요식문화를 바꿔보는 것이 새로운 목표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사람들이 식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식당이라는 개념도 도입해 보고 싶습니다.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대원(大原)
박 완 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