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성신양회, 적자이유 과징금 218억 감경
과징금 437억 비용으로 선반영 고의 ‘은폐’
변호사법 위반 소지…변협에 징계검토 의뢰
공정위, 로펌·대기업과 유착 의혹 단절 의지
과징금 437억 비용으로 선반영 고의 ‘은폐’
변호사법 위반 소지…변협에 징계검토 의뢰
공정위, 로펌·대기업과 유착 의혹 단절 의지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허위자료 제출로 과징금을 부당하게 감경받은 김앤장 소속 김아무개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징계 검토를 요청했다. 로펌업계 1위인 김앤장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사무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재무제표에 과징금 납부 예정액을 미리 반영해서 적자가 난 사실을 숨겨서 과징금을 200억원 이상 부당하게 감경받은 김앤장 소속 김아무개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 검토를 요청했다.
공정위는 3일 변협에 7개 시멘트 제조업체의 담합 사건 관련 성신양회를 대리한 김앤장 소속 김아무개 변호사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 및 조치를 의뢰했다고 발표했다. 현행 변호사법 제24조(품위유지 의무)는 변호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진실을 은폐하거나 거짓 진술을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제명, 정직, 과태료, 견책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다.
공정위가 변호사 징계를 요청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0월 대형로펌·대기업과 공정위 직원 간의 접촉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이른바 ‘한국판 로비스트 규제’로 불리는 ‘외부인 출입·접촉 관리방안과 윤리준칙’을 발표한 것에 이어 공정위-대형로펌 및 대기업 간 유착의혹을 단절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 변호사는 공정위 송무담당관실에서 근무하다가 김앤장으로 옮긴 전력이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2015년 12월 공정위가 7개 시멘트 제조업체의 담합행위와 관련해 성신양회에 43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2016년 4월 성신양회를 대리해서 2013~2015년 3년간 평균 당기순이익(가중평균)이 적자라는 점을 주장해 과징금을 218억원(50%) 감경받았다. 공정거래법상 제재기업의 직전 3년간 가중평균 당기순이익이 적자인 경우 현실적 부담 능력을 감안해 과징금을 감경해줄 수 있다.
하지만 성신양회가 2015년에 338억원의 적자를 낸 것은 과징금 437억원을 비용으로 미리 반영했기 때문임을 김 변호사가 공정위에 제대로 알리지 않고 숨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공정위는 2017년 2월 과징금 감경 조처를 취소했다. 공정위는 과징금을 미리 반영해 적자가 된 것은 과징금 감경 사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신영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과징금 고시 개정을 통해 법위반 기업의 현실적 부당능력을 입증할 때 과징금이 선반영되지 않은 재무제표를 내도록 했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출처: 2017년12월4일 월요일 한겨레신문
공정위에 '거짓자료' 딱 걸린 김앤장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