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집행체계개선TF 5개 개선과제 검토결과 발표
가맹·유통·대리점법 등 유통3법에 첫 적용
가맹점 갑질사건은 지자체 조사·제재 가능
법원에 불공정행위 중단 요구 소송 길 열어
징벌적 손배제 확대·과징금 한도 2배 상향
피심인 방어권 등 6개 과제 내년 1월 발표
가맹·유통·대리점법 등 유통3법에 첫 적용
가맹점 갑질사건은 지자체 조사·제재 가능
법원에 불공정행위 중단 요구 소송 길 열어
징벌적 손배제 확대·과징금 한도 2배 상향
피심인 방어권 등 6개 과제 내년 1월 발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0일 세종청사에서 ‘공정위 법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의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 사진 제공
가맹·유통·대리점법 등 유통 3법을 위반하는 기업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제’가 폐지돼, 피해자와 제3자가 자유롭게 고발할 수 있게 된다. 또 가맹점에 대한 ‘갑질’ 사건은 공정위가 아닌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조사·제재할 수 있게 되고, 법 위반 기업에 대한 과징금 상한도 2배로 높아진다.
공정위는 12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법 집행 체계 개선 태스크포스’의 5개 개선과제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민사·형사·행정을 망라해 보다 효율적인 공정거래 분야의 법 집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8월 민관합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공정위는 소극적인 고발권 행사로 법 위반 기업에 대한 형사제재가 미흡하다는 여론에 따라 유통 3법(배타적 거래 강요 행위 제외)에 대해 전속고발제를 없애기로 했다. 그동안 공정거래 관련 법 위반 기업에 대한 고발은 공정위만 가능하고, 검찰·감사원 등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수 있는 ‘전속고발제’가 시행돼 왔다. 하도급법은 법 위반 기업이 중소기업이 아닌 경우만 없애자는 의견과 현행 체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복수로 제기됐다. 표시광고법도 폐지하자는 의견과 현행 체제 유지 의견이 모두 제시됐다. 공정거래법은 쟁점이 많아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또 과징금 수준이 법 위반 기업이 얻는 기대이익에 미치지 못해 법 위반 억지 효과가 작다는 의견에 따라, 과징금 상한과 정액 과징금을 모두 2배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담합은 현행 관련 매출액의 10%에서 20%로, 불공정행위는 2%에서 4%로 높아진다. 담합에 대한 과징금(벌금) 상한선의 경우, 미국은 관련 매출액의 20%, 유럽연합은 30%로 한국보다 2~3배 많다.
공정위의 조사인력 한계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갑질 피해에 대한 신속한 처리가 어렵다고 보고, 먼저 가맹분야부터 17개 광역지자체와 조사·처분권을 공유하기로 했다. 시행 방식은 과태료 부과 대상만 지자체가 조사·처분하도록 하는 ‘분담방식’과, 모든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지자체가 조사권을 갖되 과징금이 아닌 과태료와 시정권고만 가능한 ‘공유방식’을 모두 검토하기로 했다.
기업의 법 위반 행위로 인해 피해를 본 소비자나 기업이 공정위의 처분을 기다리지 않고 법원에 직접 위법행위를 중단시켜 달라고 소송을 제기하는 ‘사인의 금지청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도입 범위는 공정거래법의 경우 불공정거래 행위로 국한하는 방안과 모든 위반 행위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두 검토하기로 했다. 유통 3법과 하도급법은 모든 행위에 대해 인정하기로 했다.
현재 하도급법 등에 일부 도입된 징벌적 손해배상제(피해액의 3배 이내 배상책임 부과)를 공정거래법과 유통업법으로 확대·강화하기로 했다. 배상 한도를 피해액의 3배에서 10배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공정위는 5개 과제의 복수 안에 대한 최종입장을 정리해 국회 법안 논의 때 제출하고, 전체 11개 개선과제 중에서 이번 발표에서 빠진 피심인(법 위반 기업) 방어권 보장 등 6개 과제는 내년 1월까지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