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동탄·한강·한림성심병원 등 4개 병원 노동자
1일 지부 설립총회, 주말 사이 조합원 1000명 넘겨
지난달 1일 출범한 ‘직장갑질 119’ 첫 가시적 성과
1일 지부 설립총회, 주말 사이 조합원 1000명 넘겨
지난달 1일 출범한 ‘직장갑질 119’ 첫 가시적 성과
지난 1일 민주노총 경기도지역본부 경기중부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한림대의료원지부 설립총회에서 채수인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제공
병원 행사에서 간호사들한테 선정적인 춤을 강요하고,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논란을 빚은 한림대의료원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3일 ‘직장갑질 119’와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림대의료원에 속한 강남·동탄·한강·한림성심병원 등 4개 병원 노동자들은 지난 1일 민주노총 경기도지역본부 경기중부지부 대회의실에서 한림대의료원지부 설립총회를 열고 보건의료노조에 가입 신청서를 냈다. 초대 지부장으로는 영상의학과 채수인씨가 선출됐다.
채수인 지부장은 “이제 세상이 한림대의료원을 성장시킨 우리의 피와 땀, 눈물에 주목하고 있다”며 “언론을 뜨겁게 달궜던 ‘선정적 춤’은 한림대의료원에 쌓인 여러 갑질의 일부에 불과하다. 노동조합은 갑질 직장문화를 철폐하고 임금착취를 뿌리뽑아 ‘노동 존중 병원’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대한 한림대의료원 노동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1일 설립총회 직후 노조에 가입하겠다고 나선 조합원은 주말 내내 이어져, 조합원 수는 3일 낮 1100명까지 불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병원의 ‘갑질’에 시달렸던 노동자들의 불만이 노조 가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한림대의료원지부 설립은 지난달 1일 출범한 직장갑질 119의 첫 성과이기도 하다. 직장갑질 119는 직장 내 ‘갑질’로 불린 인권침해 사례를 수집해 고발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민·노동단체 소속 노무사·변호사, 노동전문가 241명이 꾸린 단체다. 한림대병원 노동자들은 이 단체가 출범과 함께 문을 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찾았고, 이곳에 남겨진 여러 노동자의 증언이 언론 보도 등으로 이어졌다. 오픈채팅에 들어온 한림대병원 노동자들은 별도의 온라인 모임을 만들어 노조 설립에 관한 논의를 이어갔다.
오진호 직장갑질 119 총괄스태프는 “직장갑질 119가 일터의 민주주의를 일궈내는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